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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천우 별장 안.

서재로부터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빠, 난 다 오빠를 위해서 하는 거라니까. 오빠가 조유진을 좋아하는 걸 아니까 오빠와 조유진을 이어주려고 하는 거였다고요. 그런데 그 음료수를 현수 오빠가 마실 줄 알았나...”

“짝!”

강이찬의 손이 강이진의 뺨을 거칠게 스쳤다.

“너 정말 미쳤어?”

강이진의 뺨이 화끈거리게 아파져 왔다.

강이진은 손가락을 꽉 쥐더니 이내 피식 냉소를 터뜨렸다.

“만약 그날 밤에 오빠가 정말 조유진과 자게 됐다면 지금 이렇게 나한테 화를 내고 때렸을 것 같아요? 강이찬. 이제 인정해. 오빠는 나보다 나을 게 없는 사람이에요. 그저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기 두려워하는, 아무것도 못 하는 겁쟁이일 뿐이라고요!”

눈앞의 강이진을 바라보는 강이찬의 눈 속에는 슬픔과 의혹의 기색이 역력했다.

“너 예전에는 안 이랬잖아. 이진아, 대체 왜 이렇게 변해버린 거야?”

“난 안 변했어! 오빠가 나에 대해서 모르는 거예요. 하지만 내가 보기에 오빠는 나에 대해서 모를 뿐만 아니라 오빠 본인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어. 오빠 심미경 사랑해요? 심미경 안 사랑하면서 왜 그 여자와 결혼한 거예요? 오빠는 그저 마음이 공허한데 현수 오빠와 조유진을 뺏을 용기가 없으니까 한 걸음 물러나서 다른 사람 찾은 거잖아요!”

“...”

강이찬은 주먹을 꽉 쥔 채 새파랗게 질려버린 얼굴로 강이진을 바라보았으나 결국 끝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때, 서재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그들의 대화를 듣게 된 심미경이 시선을 내리고 손을 뻗어 아직 눈에 띄지 않는 복부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자신의 배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시울이 어느새 빨갛게 물들었다.

‘아가야, 만약 엄마가 너를 데리고 이곳을 떠나, 그리고 아빠를 떠난다면 어때?’

이건 심미경이 처음으로 어딘가를 떠나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어젯밤, 강이찬이 그녀의 옆에 누워 잘 때 그녀를 품에 안고 또 한 번 조유진의 이름을 불렀었다.

강이찬이 꿈속에서 무심결에 조유진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심미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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