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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배현수가 육지율을 다시 한번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그럼 넌? 넌 초윤 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데?”

전에 남초윤과 육지율이 이혼소동을 일으킬 때 남초윤이 육지율에게 딱 한 번 물어봤었다. 하지만 당시 육지율의 대답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였다.

육지율도 확실히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어릴 적부터 육지율이 자라온 생활환경에서는 항상 그에게 한가지 관념을 밀어 넣곤 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왕래는 모두 이익에 의해 대체된다는 것이다.

감정이라는 것은 변화무쌍한 것이기에 이익보다 온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치 육지율의 부모님처럼 모두 상정 이익으로 혼인을 맺었다.

부모님의 관계는 줄곧 담담했지만, 또한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그 때문에 육지율은 그와 남초윤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로 그가 남씨 가문에 투자하고 남초윤에게 가방을 사 주면 남초윤은 그저 순순히 육 사모님 역할만 잘 해내면 된다고 생각해 왔었다.

이런 관계에 문제 될 게 뭐가 있겠는가?

육지율은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이 관계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남초윤은 매우 슬픈 표정으로 육지율에게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고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선포했다.

사랑?

그깟 사랑이 몇 푼이나 한다고?

사랑이 벽 전체에 걸려 있는 저 많은 가방을 사 줄 수 있는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육지율은 손으로 담뱃불을 끄고 콧방귀를 뀌었다.

“첫사랑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다 기한이 지난 존재일 뿐이야.”

남초윤은 현재 육지율 호적에 올려진 사람이다.

김성혁이 아무리 천한 사람일지라도 설마 상간남이 되고 싶은 건 아니겠지?

육지율의 자신만만한 말에 배현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잠시 고민 끝에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조심해. 첫사랑과의 추억은 쉽게 떨쳐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내가 충고하는데, 빨리 이혼해서 첫사랑과 재결합하도록 도와주면 좋은 사람으로라도 남을 수 있을 거야.”

“...”

배현수의 말에 육지율의 안색이 철저히 어두워졌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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