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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남재원의 아부에 육지율은 싸늘한 목소리로 그를 쏘아붙였다.

“한 번만 더 초윤 씨에게 손을 대시면 앞으로 저한테서 한 푼도 받을 생각 마세요. 초윤 씨 얼굴을 때린다는 건 제 얼굴을 때리는 것과 같습니다. 어찌 되었든 초윤 씨는 지금 제 호적에 올려진 사람이니까요. 그러니 당신은 초윤 씨를 혼낼 자격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때 남초윤이 육지율과 결혼을 할 때 남씨 가문에서는 그녀를 부추겨 호적을 정리하여 육씨 가문으로 호적을 옮기도록 하였다.

육씨 가문 역시 남재원의 심보를 모를 리가 없었다. 호적을 옮긴다는 것은 결국 나중에 재산을 나눠 받기 위함인 것이다.

육씨 가문의 지위로 남씨 가문을 막으려 마음을 먹는다면 남초윤이 이혼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한 푼도 가져갈 수 없을 것이다.

호적을 옮기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육지율은 비록 전 여자친구들한테는 잘해주지 않았지만, 그의 아내에게는 매우 대범하였다. 육씨 가문은 가풍이 비교적 전통적이었기에 집안 남자들의 사상도 보수적인 편이었다. 하여 그들은 결혼하고 여자들이 경제적으로 남편에 완전히 의지하는 것은 별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 때문에 육지율은 당시 남초윤이 호적을 옮기는 것을 흔쾌히 동의하였다.

남재원이 다시 얼굴을 들이밀며 아부를 떨었다.

“그럼 그럼. 초윤이는 이미 육 서방에게 시집을 갔으니 확실히 육씨 집안의 사람인 셈이지. 다들 시집간 딸은 엎지른 물과도 같다잖아. 그러니 나도 더는 관여하지 않을게. 이제 육 서방 마음대로 해. 그나저나 육 서방, 오늘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나 하고 갈래?”

남재원은 육지율이 남초윤과 이혼만 하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권세에 빌붙어 아부를 떨어대는 남재원의 모습을 보니 유지율은 속이 울렁거리는 기분이었다.

“괜찮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저녁에 집에 들러 식사하라고 하셔서 나중에 초윤 씨를 데리고 본가에 다녀올 겁니다.”

그러자 남재원은 더욱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렇다면 무조건 가야지. 이따가 내가 초윤이한테 잘 보일 수 있도록 말 좀 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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