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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강이찬이 잠깐 뜸 들이더니 이윽고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지금 무슨 바보 같은 말을 하는 거예요? 우리 이미 약혼했잖아요. 당연히 당신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난 예전에 누구에게도 청혼한 적 없어요. 나 거절할 거예요?”

심미경인 침을 꼴깍 삼키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당신은 심미경이랑 결혼하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 조유진의 대역과 결혼하고 싶은 거예요?”

“...”

이 말을 꺼낸 이상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었다.

분위기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강이찬은 바라만 볼 뿐 말하지 않았다.

이렇게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침묵했다.

갑자기 그는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말했다.

“늦었어요. 얼른 자요. 내일 아침 또 출근해야 하잖아요.”

뒤의 심미경이 따라오든 말든 그는 뒤돌아 방으로 들어갔다.

마치 선택적으로 도피하는 듯이.

심미경은 거실에 서 있다 끝내 서러움에 소리 내 울었다.

어쩐지 그의 여동생 강이진이 계속 그녀를 아니꼽게 보고 단지 운이 좋을 뿐이라고, 얼굴이 아니면 자기 오빠가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할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니.

원래 강이진이 예쁘게 생겼다고 칭찬하는 건 줄 알았는데 이제야 그 진짜 의미를 알았다.

강이진의 말뜻은 그녀의 얼굴이 조유진과 닮아서 강이찬이 마음에 들어 했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단지 조유진의 덕을 본 것이었다.

...

성남 공항.

조유진이 비행기에서 내려 다시 이 땅을 밟았을 때 마음속으로 흥분을 참지 못했다.

처음으로 책 속에서 말한 고양에 돌아간 느낌이 무엇인지 느꼈다.

이리저리 떠돌던 마음이 소속지를 찾은 듯 드디어 착륙했다.

검은색 벤틀리가 그녀 앞에 섰다.

내린 창문을 통해 보니 엄창민이었다.

“타. 아버지가 데리러 오라고 했어.”

엄창민이 차에서 내려 조유진의 캐리어를 트렁크에 넣었다.

조유진은 조수석에 올라탔다.

“창민 오빠, 데리러 와줘서 고마워요. 사실 택시 타고 가도 되는데.”

일 년 사이에 그녀는 엄 어르신, 엄창민과 자주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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