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21화

죽어도 다시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 선유가 있으면 언제든지 만나게 되어있다.

빠르든 늦든 도망칠 수 없었다.

“그러면 내일 대제주시에 가서 어머니 제사 말고 아이도 볼 생각인가요?”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엄준은 그녀의 고민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당장 급하지 않아요. 어떤 일은 생각이 끝나지 않으면 만나더라도 장면을 혼잡하게 만들 거예요. 아니면 기분 조절이 끝나 평온한 마음으로 배현수를 만날 수 있을 때 아이를 만나러 가는 게 어때요. 비록 배현수를 몇 번 보지 못했지만 그가 책임감 있는 좋은 아빠인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선유가 잘 지내고 있을 테니 자책하지 말아요.”

조유진이 잠시 멍해졌다.

“엄 어르신. 어떻게...”

“까먹었어요? 성행 그룹과 SY가 이미 장기 협업을 약속했어요. 얼마 전 SY에 업무 미팅을 갔을 때 미팅 끝나도 배현수가 사무실에 들렀다 가라고 했어요. 계속 날 부탁해 성남에서 당신을 찾아달라고 했어요. 소식이 있는지 묻더라고요. 당연히 대충 넘겼어요. 다섯시 쯤까지 얘기했을 때 비서가 아이를 데리고 들어왔어요. 예전에 당신과 배현수 사이에 아이가 있다고 말한 적이 없어서 친척 집 아이인 줄 알고 조금 어리둥절했어요.”

“그런데 물어보니 딸이라고 하더라고요. 일이 바빠서 자주 옆에 데리고 다닌대요. 그래야 많이 함께할 수 있다고.”

“내가 아이를 계속 옆에 데리고 있으면 인연을 찾는 데 방해되지 않는지 물었는데 인연은 필요 없다고 했어요. 앞으로 연애,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했어요. 아이를 옆에 데리고 있으면 마침 인연을 막아줄 수 있다고 했어요.”

“선유도 밝아 보였어요. 당신이 떠나있는 동안 부녀가 그래도 순탄하게 지낸 것 같아요.”

그는 눈을 내리깔고 복잡한 감정을 숨겼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담담히 말했다.

“그는 늘 말하면 말한 대로 하는 사람이었어요. 좋은 아빠예요. 선유가 그와 있으면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 엄 어르신,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내가 말한 이유는 이 일들로 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