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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옆에 앉아있던 배현수는 심미경이 술을 권하기 전까지 줄곧 말하지 않았다.

“배 대표님, 한잔하시지요.”

배현수는 살짝 눈을 들었다. 맑은 검은 눈동자가 냉정하게 그의 옷차림을 훑더니 목소리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이 옷차림, 어울리지 않아요.”

젓가락을 쥐고 있는 강이찬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이유를 모르는 심미경이 물었다.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건가요?”

배현수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 숙여 선유에게 음식을 집어줬다.

심미경은 무안하게 술잔을 들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절반쯤 먹었는데 배현수는 입에 술을 대지 않았다.

그는 옆의 아이에게 물었다.

“배불렀어?”

선유가 만족의 트림을 하더니 턱을 끄덕였다.

“네. 배불러요.”

“수박 한 조각 가지고 가자.”

수박을 좋아하는 선유는 고사리 같은 손을 뻗어 수박 한 조각 집었다.

배현수가 일어나며 말했다.

“선유가 졸려 하네. 먼저 데리고 가야겠어. 천천히 먹어.”

배현수와 선유가 차량 근처까지 걸어갔을 때, 강이찬이 쫓아왔다.

배현수는 선유에게 당부했다.

“먼저 차에 타. 아빠는 강 삼촌이랑 이야기 몇 마디하고 갈게.”

“네.”

선유는 얌전히 차에 탄 후 문을 닫았다.

두 사람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강이찬이 말했다.

“현수야, 네가 생각하는 거 아니야. 심미경은...”

“내가 생각한 게 아니면 왜 굳이 쫓아 나와서 해명해?”

“난...”

“심미경은 심미경이고, 조유진은 조유진이야. 헷갈리지 않았으면 해.”

강이찬이 한숨을 쉬었다.

“심미경은 단지 우연히 옷 스타일이 조유진과 비슷할 뿐이야. 내가 말했었지, 조유진에게 마음 없다고.”

배현수는 강이찬의 해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입을 움찔거렸다.

“만약 창업에 도움 필요하면 말해. 그리고 SY에 돌아올 생각이 있어도 말해.”

“현수야...”

“들어가. 다들 기다리겠다.”

“나랑 심미경 결혼식 날에 올 거야?”

“상황 봐서. 지금 결혼하는 장면 못 봐. 너도 알잖아, 나 부럽고 질투 날걸.”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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