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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엄준은 저녁이 다 되어서야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왔고 엄 씨 사택에는 이미 음식 냄새가 진동했다.

“도 집사, 주방에 무슨 요리를 하라고 시켰기에 이렇게 좋은 냄새가 나?”

엄명월은 그 소리에 얼른 소파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버지, 다녀오셨어요?”

그녀는 활짝 웃으며 엄준의 팔짱을 꼈다.

“도 집사 아저씨께서 오늘 아버지의 기분이 좋으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주방에 몇 가지 요리를 더 추가하라고 하셨다면서요?”

엄준은 엄명월의 손등을 톡톡 치더니 입을 열었다.

“너도 오랜만에 왔구나. 오늘은 창민이도 있으니 너희 둘이 나와 한잔하면 되겠네.”

“좋아요! 그런데 아버지, 저 요즘 살이 빠진 것 같지 않아요?”

엄준이 앉자마자 엄명월이 그의 앞에서 한 바퀴 돌며 말했다.

“그룹 내부 일 처리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거야? 아니며 좀 쉴래? 해외사업부 일을 창민이에게 맡기고. 놀러 나가서 남자 친구나 좀 찾아서 데려와. 그래... 내 탓이지. 그렇게 많은 일을 맡겼으니 연애할 시간도 없을 거야.”

엄창민과 엄명월은 그의 오른팔이나 다름없었다.

비록 성행 그룹의 주요 책임자는 엄준이지만 그는 많은 일을 엄창민과 엄명월에게 맡겼고 또 나이가 들면서 게으름도 피우며 살고 싶었다.

엄창민과 엄명월은 그가 직접 선택하고 가르친 후계자이기에 많은 일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그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쌓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해외 프로젝트는 엄명월이 심혈을 기울여 시작한 것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양반이 버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중요한 프로젝트를 엄창민에게 넘겨줄 생각 따위는 전혀 없다.

엄명월은 엄준에게 다가가 애교 섞인 말투로 일을 열었다.

“아버지, 저는 연애에 관심이 없어요. 그냥 아버지 곁에서 그룹이 더 성장할 수 있게 힘쓰고 싶어요. 해외 프로젝트는 제가 처리할 수 있어요. 창민 오빠야말로 나이가 적지 않으니 빨리 결혼해야 하지 않겠어요?”

엄명월은 교활하게 결혼 얘기를 맞은편에 있는 엄창민에게 돌렸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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