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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배현수는 조유진과 닮은 뒷모습 하나에도 가끔 넋을 잃고 있었다.

...

조유진이 떠난 후.

산성 별장에서 선유는 항상 별장 입구에서 뚱이를 안은 채 쪼그려 앉아 조유진이 오기만을 기다렸고 그 옆에는 감자가 선유 곁을 지키며 함께 했다.

그 모습에 장 셰프가 선유를 보고 잘 먹는 어린이가 되어야 엄마가 빨리 돌아온다고 말하면 선유는 그 어느 때보다 밥도 잘 먹고 잘 자면서 말을 잘 들었다.

선유는 혹시라도 말을 듣지 않으면 엄마를 다시는 못 볼까 봐 두려웠다.

남초윤은 선유를 보러 오면서 장난감을 한 박스 가져왔다.

하지만 선유는 남초윤을 볼 때마다 똑같은 질문을 했다.

“이모,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어? 이모가 엄마와 제일 친하잖아.”

그럴 때마다 남초윤은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차마 선유에게 엄마가 어쩌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할 수 없었다.

넓은 산성 별장 안에 배현수와 선유 두 사람만 있을 때는 아무도 조유진을 언급하지 않았다.

선유는 만약 자기가 엄마 얘기를 하면 아빠도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느 하루는 악몽을 꾸다 깨어난 선유가 아빠 방으로 가려고 서재 앞을 지나갈 때, 우연히 아빠가 서재에서 아직 잠들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그때 배현수는 은반지를 손에 들고 그것만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선유는 그 은반지가 누구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예전에 엄마는 늘 그 은반지를 목걸이로 만들어 목에 걸고 다녔다.

선유는 아직 어리지만 아빠가 그 누구보다도 엄마를 더 그리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배현수는 더더욱 그 누구에게도 조유진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물론 입 밖으로 한 마디도 꺼내지 않지만, 이 산성 별장에 있는 모든 것은 조유진과 관련이 있다.

조유진이 세 들어 살던 집을 배현수가 샀고 그 안에 그녀가 쓰던 물건들과 삶의 흔적들을 배현수는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다.

그는 가끔 저녁 늦게까지 야근하고도 이곳을 지나칠 때면 들어와서 한참이나 멍하니 앉아 있었다.

배현수는 소파에 앉아 조유진의 휴대전화를 켰다.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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