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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아빠와 딸은 그렇게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선유는 배현수의 무릎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배현수는 조심스레 일어나 아이를 안고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선유는 그의 어깨에 기댄 채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냈다.

“엄마...”

그는 아이에게 이불을 잘 덮어주고는 각양각색의 산호와 조개들로 꽉 채운 유리병을 아이의 머리맡에 놓아두었다. 이것은 조유진이 아이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었다.

현수는 서재로 향했다.

그러고는 다시 일기장을 펼쳤다.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유언이 쓰여 있었는데 짧고도 간결한 단 한마디만이 적혀 있었다.

“선유가 아빠와 함께 기쁘고 즐겁게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단지 이 말 한마디뿐,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

조유진이 사고가 있던 그 한 주 동안, 배현수는 매일 같이 9시에 정상 출근하고 10시까지 야근하며 마치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지냈다.

너무나 안정된 정서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만 같았다.

조유진이 바다에 뛰어든 그날 밤, 수색대는 한밤중부터 다음 날 정오까지 열심히 수색했다.

그 후, 배현수는 또 다른 수색 구조대를 불러 일주일간 수색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배현수가 지나친 우울감에 휩싸여 있을 걱정에 육지율이 먼저 말을 꺼냈다.

“오늘 저녁에 한잔하러 갈래? 이참에 이찬이까지 불러서 우리 셋도 한동안 뭉치지 못했잖아.”

그는 머리도 들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

“나 야근해야 돼, 시간 없어.”

“조유진의 장례식은, 언제 치르려고?”

배현수는 듣는 척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

“별 다른 일 없지? 없으면 나가, 나 회의 있어.”

탁!

육지율은 바로 배현수의 노트북을 닫아버리고는 그를 보며 말했다.

“배현수. 너 언제까지 자신을 속일 거야? 네가 수색구조대까지 보내서 유진이를 찾아 나선 게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어. 그러나 지금까지도 시체를 찾지 못했잖아. 이래도 포기 못 하겠어?”

배현수는 고개를 들고 그를 빤히 쳐다보며 한마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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