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2화

선유가 그의 커다란 손을 잡을 때까지 배현수는 너무나 평온한 얼굴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 아빠 손은 왜 이렇게 차가워요?”

그는 몸을 숙여 아이와 시선을 맞췄다.

남자의 목젖이 침을 삼키며 몇 번이고 움직이더니 겨우 허스키한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엄마가 아직은 나를 받아 줄 준비가 안 됐대.”

선유는 작은 손을 들어 현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빠, 너무 속상해하지 말아요. 다음에 내가 엄마를 만나게 되면 내가 아빠 편에서 좋은 말 많이 할게요. 그렇다면 엄마도 마음이 약해져서 허락할 수도 있잖아요. 엄마는 아빠를 아직 좋아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아빠, 절대 포기하면 안 돼요.”

배현수는 조유진의 미니 버전인 아이 얼굴을 그저 따뜻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결국 눈시울이 붉어졌다. 참는 것도 잠시, 그는 그제야 겨우 한마디 내뱉었다.

“그래.”

“아빠. 왜 울어요?”

“아무것도 아니야,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그래.”

“아, 그래요. 아빠, 저 졸려요, 내가 예삐를 안고 와 함께 자도 돼요?”

“그럼.”

선유는 통통한 예삐를 품에 끌어안고는 배현수에게 말했다.

“아빠, 잘 자요.”

“잘 자.”

배현수는 거실에 서서 선유가 예삐를 안고 방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깊은 밤, 별장에는 작은 등불만이 켜져있다.

거실에는 어둠이 내려앉았다.

그는 까만색 실크 소재의 작고 네모난 상자를 열었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핑크색 다이아몬드가 그의 눈을 아프게 했다.

이 반지는 유명한 설계사인 오란드의 작품으로 이름은 ‘영원한 구속’ 이었다.

디자인의 의미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가 서로에게 영원히 구속되어 영원히 곁에 머물며 평생을 함께하기를 원한다는 뜻이였다.

그러나 조유진은 다시는 이 반지를 낄 수 없게 되었다.

배현수의 손목이 꺾이며 손가락에 힘이 풀리자 반지는 자연스레 청아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굴러떨어졌다.

그는 소파에 기대 끝없는 적막에 빠져 의기소침해하며 눈을 감고 그렇게 한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구혜정
너무 슬퍼요 ㅜㅜ 제발 다시 만날수 잇게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