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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폐암...

배현수는 손끝이 하얗게 될 정도로 일기장을 꽉 쥐었다.

조유진의 매 한 글자, 매 한 마디가 마치 그의 심장을 격하게 때려 박는 것 같아 숨 쉬는것 조차 어려웠다.

그가 곁에 없었던 6년 동안 그녀는 싱글맘이기도 했고 상사에게 해코지도 당하고 우울증을 견디기까지... 무엇보다 배현수가 더욱 안타까웠던 건 그녀가 단지 일기장에만 적을 수 있다는 사실.

어쩌면 그녀가 기록하지 않은 마음 쓰라린 일들이 훨씬 많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는 그녀가 얼마나 힘들고 어렵게 살아왔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는 일기장을 만지작거리기만 할 뿐 더 읽을 용기가 없었다.

그녀의 한자 한자가 칼날이 되어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 끊임없이 그에게 사과하고 있었고 끊임없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으며 끊임없이... 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런 미안함이 한 점 한 점 그의 살을 도려내는 것 같았고 그의 마음속 가장 연약한 곳을 마구 쑤셔대는 것만 같았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인천시의 유선전화번호가 찍혀 있었다.

배현수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기에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았다.

이 유선전화번호는 분명 인천시의 병원에서 온 전화다. 한달 전, 그에게 연락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전화건너편에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전화를 끊었었다.

그때 당시 조유진은 그녀에 관한 그 어떤 일도 그가 관심갖는걸 원하지 않았기에 그는 그녀를 미워하고 있었다.

그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조유진 씨 가족 되시나요? 지난번에도 전화드렸었는데 끊으셔서요, 조유진 씨의 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저희는 큰 병원에 가서 재검사를 받고 치료받기를 권유하는 바입니다. 조유진 씨가 폐암인 건 가족분들도 다 알고 계시죠?”

배현수는 입이 바싹 마르고, 목에는 솜덩이가 막혀있는 것처럼 그 어떤 소리도 내지 못했다.

“여보세요? 듣고 계신가요?”

“...”

전화에는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후, 전화 반대편에서는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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