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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2017년10월3일, 날씨 맑음. 곧 4개월에 접어들고 있다. 입덧이 너무 심한 탓에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다. 초윤이가 성남의 먹자골목에 가서 물만두를 사 왔는데 너무 맛있어 보였다. 요즘에는 계속 초윤이에게 부탁해 함께 산부인과에 다녀오곤 했다. 너무도 고마운 그녀에게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보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17년12월31일, 큰 눈이 내림. 오늘은 해를 넘기는 마지막 밤이다. 원래는 그를 보러 가려 했지만 배가 너무 커져 버리는 바람에 들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도 더는 나를 만나고 싶지 않을 거야.」

「2018년1월1일, 배현수, 새해 복 많이 받아. 새해 떡국을 만들어 교도관에게 들여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오랜 설득 끝에야 비로소 허락해 주었다. 그런데 만약 내가 만든 떡국이라고 하면 당신은 아마도 버리고 말 거야.」

「2018년2월12일, 비가 내림. 너무 귀여운 딸이다. 초윤이가 아이의 양엄마가 되어주기로 했다. 그녀는 아이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줄 거냐고 물었다.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야 선한 마음을 유지하며 살라고 조선유라 이름 지었다. 내가 나빴지. 우리 선유는 태어나서 아빠가 없으니.」

「2018년6월6일, 날씨 맑음. 또 그날이 왔다. 미안하다는 말 빼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2018년 12월31일, 또 눈이 내린다. 선유가 10달이 되었다. 아이는 지금 옹알이를 시작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아마 말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2019년2월4일, 날씨 흐림. 설 전날이다. 선유가 엄마라고 불렀다. 그런데 내가 아빠라는 호칭은 가르쳐 준 적이 없는데 아이가 아빠를 불러댔다. 만약 배현수가 들었다면 좋으련만. 그는 아직 모른다. 내가 딸이 있는지.」

「2019년7월13일, 날씨 맑음. 나는 방송국에서 실습을 시작했다. 선유에게 분유를 사주려면 내가 노력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이제는 나 혼자가 아니니까.」

「2019년8월6일, 비가 내림. 방송국에는 어떻게 꼰대 상사가 그리도 많을까? 뺨을 한 대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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