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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조유진은 유골함을 무덤 안으로 살며시 넣었다.

“엄마, 편히 가세요.”

옆에 있던 사람이 조유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같이 넣을 물건이 더 있나요? 없으면 이제 흙을 다시 덮겠습니다.”

조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덮어 주세요.”

무덤 흙을 덮기 전에 그 사람은 외부 덮개를 먼저 덮은 후 단단히 봉했다.

조유진은 검은 옷을 입고 묘비 앞에서 천천히 허리를 굽히며 절을 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앞으로 나와 절을 하기 시작했다.

배현수는 멀지 않은 곳에 서서 담담하게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었고 어린 선유도 옆으로 고개를 돌려 아빠를 바라보았다.

어린 선유의 눈에 아빠 혼자 먼 곳에 서 있는 게 무척이나 외로워 보였다.

선유는 바로 달려가 배현수의 손을 잡았다.

“아빠. 아빠도 우리와 같이 외할머니 배웅하러 가요. 외할머니도 나에게 이렇게 멋진 아빠가 있는 줄 모를 거예요!”

선유는 아직 어려서 어른들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서 스스럼없이 배현수를 끌고 사람들이 많은 방향으로 걸었다.

배현수는 선유의 팔에 이끌려 마지못해 앞으로 걸어갔다.

사실 그는 여기에 나타날 자격이 없었고 안정희에게 조문할 자격은 더더욱 없었다.

그러나 조유진은 배현수를 내쫓지 않았고 그가 나타난 것에 대해 상당히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배현수라는 사람이 아예 없는 것처럼 평화로웠다.

배현수 차례가 되어 그도 묘비 앞에서 절을 했다.

하관식이 끝난 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주차장을 향해 걸어갔다.

남산 추모공원은 면적이 넓어 주차장이 산 밑에 따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산소까지 거리가 좀 멀다.

신준우는 조유진 옆으로 다가가 말했다.

“유진 씨, 좀 이따 내가 유진 씨와 선유를 집까지 모셔다드릴게요.”

그 말에 조유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때 선유가 먼저 이미 입을 열었다.

“아저씨, 괜찮아요, 우리 아빠가 저와 엄마를 집에 데려다줄 거예요.”

“아빠?”

신준우는 잠시 멍해졌다.

선유의 생부, 이미... 병으로 사망하지 않았어?

선유는 배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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