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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배 대표님, 조유진 씨가 아직도 원망스럽습니까? 대답해 주세요.”

배현수는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나는 6년 동안 그녀를 미워했지만 이제는 나 자신을 놓아주고 싶어요.”

배현수의 눈빛은 깊은 바다처럼 쓸쓸하고 고독해 보였다.

...

충남 법원을 떠난 후.

조유진은 뒷좌석에 타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내 입을 열었다.

“서 비서님, 버스정류장까지만 데려다주세요.”

“유진 씨, 저를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 배 대표가 오늘 꼭 유진 씨를 안전하게 집까지 데려다주라고 얘기하셨어요. 1심 재판이 이제 막 끝나 충남이든 대제주시든 아직 이 일 때문에 온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요. 유진 씨도 당분간은 기자들 눈에 띄지 않도록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조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해 주셔서 고마워요.”

서정호는 백미러로 조유진을 힐끗 보더니 주저하며 입을 열었다.

“유진 씨, 이런 말씀 드리는 게 맞을지 모르겠는데... 유진 씨와 배 대표는 당사자이고 저는 외부인입니다. 당사자가 아니어서 제가 왈가왈부 할 수는 없지만 오래 살다 보니 경험이 많이 쌓였어요. 가끔 어떤 일들은 너무 집착하다 보면 나와 주위 사람을 다치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많은 걸 내려놓으려고 해요. 물론 어떤 일들은 당장에는 이해하기 어렵고 해결하지도 못하지만 시간이 약이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니까 저도 모르게 다 내려놓게 되었어요..”

“서 비서님, 얘기해주셔서 고마워요. 하지만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처럼 다시 그때로 되돌릴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조유진은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화해하고 싶어도, 시간이 가장 좋은 치료 약이라고 해도 그녀에게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

갑자기 가슴을 세게 한 대 맞은 듯한 통증에 조유진은 가슴을 움켜쥐었고 얼굴은 핏기없이 하얗게 질렸다.

“유진 씨, 어디 불편하세요?”

그녀는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

“조금 멀미를 하나 봐요.”

“그럼 창문을 열 테니 바람을 좀 쐬세요. 그래도 힘들면 차를 세울게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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