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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정말 미쳤어! 배현수, 넌 이미 여기에서 밤새 무릎 꿇고 있었잖아. 선유가 이미 엄마를 잃었는데 아빠까지 없었으면 좋겠어!”

남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래. 선유가 아직 집에 있지. 아이는 아마도 그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유진이를 데려가야만 해...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산성별장의 유선전화번호였다.

말하지 않아도 선유임이 틀림없었다.

아주 잠시, 배현수는 도망치고 싶었다.

육지율도 그의 낌새를 눈치챘다.

“만약 네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내가 대신 받아줄 수도 있어. 이 일에 관해 잠시는 선유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하지만 배현수는 직접 전화를 받았다.

전화 저편에서 선유의 귀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엄마에게 한 프러포즈는 성공했어요? 엄마가 허락했어요? 엄마가 엄청 기뻐하죠? 핑크빛 다이아몬드 반지가 엄청 예쁘기때문에 엄마라면 무조건 좋아했을 거예요!”

그러게... 핑크빛 다이아몬드 반지는 너무 예쁜데, 조유진은 이젠 볼 기회조차 없어졌네.

“선유야.”

그는 머뭇거렸다.

“네? 아빠 왜요? 엄마가 아빠를 거절했어요? 아빠 목소리가 왜 슬퍼 보이죠?”

그는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을 번쩍 차리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빠가 아직 엄마에게 프러포즈를 못 했어, 선유가 너무 빨리 전화 걸었네.”

“네? 아빠, 왜 아직도 프러포즈를 안 했어요? 엄마가 거절할까 봐 두려워서 아직도 말 못 한거죠?”

배현수는 아무 감정 없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맞아, 엄마가 거절할까 봐 걱정돼서.”

“하하... 아빠, 아빠도 겁쟁이네요! 아빠는 세상에 무서운 게 없는 줄 알았어요!”

그랬다. 그도 겁쟁이였다.

그는 조유진의 죽음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조유진이 정말로 죽으면 선유는 어떡하라고, 그더러 어떡하라고?

앞으로의 긴 여생이, 안 봐도 뻔했다.

그는 갑자기 동력이 사라졌다. 그러고는 아래로 걸어 내려갔다.

“아빠, 언제쯤 집에 돌아와요? 내가 어제저녁 뚱이를 안고 자면서 뚱이에게 부탁했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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