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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조유진은 명함을 받으며 입을 열었다.

“고맙습니다. 조 팀장님.”

옆에 있던 원장님도 한마디 보탰다.

“이효준 씨, 운구차를 한 대를 더 불러 유진 씨를 집까지 데려다주세요.”

조유진과 몇 명의 간병인은 곧 바로 안정희의 시체를 안으로 옮겼다.

배현수의 옆을 지나면서도 조유진은 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고 바로 스쳐 지나가려 했다.

그때, 배현수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

조유진은 피식 웃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배 대표님. 제 몸에 피가 묻어 있어서 대표님 손을 더럽힐 거예요.”

배현수와 조유진 사이에는 마치 그들을 두 개의 세계로 갈라놓은 듯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었다.

그 장벽은 투명하여 만질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으나 너무 견고하여 쉽게 무너뜨릴 수 없다.

조유진은 배현수의 손을 뿌리치며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갔고 한 번도 고개를 뒤로 돌리지 않았다.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배현수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시리고 아팠으 찰나의 순간에 마음이 쿵 내려앉으며 온 세상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안정희의 시체가 방으로 옮겨졌다.

방에 들어온 조유진은 따뜻한 물에 깨끗한 수건을 씻은 후 안정희의 몸을 구석구석 천천히 닦았다.

그녀는 또 옷장에서 부용화 꽃이 수 놓인 한복을 발견했다.

이것은 조유진이 안정희의 생일에 준 선물이다. 안정희는 이 한복을 그 무엇보다도 제일 좋아했다.

안정희는 살아있었을 때도 이 옷을 입기 아까워했다.

그녀는 항상 우리 유진이가 결혼할 때 입을 거라고 말하곤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이 한복을 입는 날이다.

그리고 조유진이 결혼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조유진은 안정희에게 한복을 갈아입혔고 머리를 단정히 빗겨주었다.

모든 정리가 끝났지만 조유진은 서둘러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침대 옆에 앉아 담담한 얼굴로 안정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집에는 안 모시고 갈게요. 제가 사는 곳도 세 맡고 사는 곳이라 거기도 우리 집이 아니에요. 우리 집은 진작부터 없었어요. 엄마 혼자 저 하늘에서 외롭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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