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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강이진은 도망치듯 차 안으로 들어가 급히 시동을 걸었고 요양원 근처를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액셀을 힘껏 밟았다.

끼익!

한참을 달리던 차가 귀에 거슬리는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아무도 없는 외진 곳에 멈춰 섰다.

급브레이크 때문에 강이진의 얼굴이 핸들 속으로 파묻혔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잡고 있는 그녀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예지은이 그 여자를 밀어버렸어. 내가 아니야! 나는 아무것도 몰라! 예지은이 말을 한들 정신병 환자의 말을 누가 믿겠어? ’

게다가 정신병 환자의 자백은 법정에서 증언으로 채택될 수 없다.

‘내가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거지? 전혀 두려워할 게 없는데!’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강이진은 고개를 들어 백미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휴지 한 장을 꺼내더니 얼굴의 식은땀을 천천히 닦아냈다.

겁에 질렸던 눈빛이 순간 음흉하고 계산적으로 변했다.

강이진이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한,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조유진, 조유진! 이번에야말로 너와 배현수는 정말 끝이야!’

하늘이 이렇게 그녀를 도울 줄은 아무도 몰랐다.

예지은의 손을 빌려 조유진의 어머니를 없앨 기회를 주다니!

이제 예지은의 약점도 강이진의 손에 있기에 만약 예지은이 자신과 배현수의 사이를 반대하기라도 하면 강이진은 바로...

강이진은 입술을 꼭 깨물더니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강이진은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 것이다.

그녀는 안승호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음이 몇 번 울리더니 이내 전화가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안승호, 술 마시러 나와.”

“대낮에 무슨 술이야?”

강이진은 피식 웃더니 입을 열었다.

“너 원래 대낮에 방탕하게 노는 거 좋아하잖아. 성라 술집에서 만나. 기다릴게.”

전화를 끊은 강이진은 팩트 케이스를 열어 화장을 고친 후 립스틱을 발랐다.

얼굴은 평소와 같이 침착하고, 조금 전의 당황스러움은 전혀 보이지 았않다.

블랙박스의 영상도 깨끗이 지웠다.

그녀는 조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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