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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한밤중, 산속은 습한 데다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조유진은 두 시간 가까이 호숫가에 앉아있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자기도 모르게 일어나 서서히 호수 안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수심이 점점 깊어지고, 종아리까지 잠기던 물이 무릎까지 잠기게 되고...

조선유가 호수 중심에서 웃으면서 엄마를 부르는 것만 같았다.

너무 보고 싶어서 가까이 가서 안아주고 싶었다.

그렇게 점점 더 수심이 깊은 곳으로 빠져들면서 허벅지까지 잠기게 되었다.

이때 갑자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유진!”

조유진은 순간 정신을 차리더니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이 어둠 속에서 보슬보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숨이 목젖까지 차올라 헐떡이면서 어딘가 조급해 보였다.

조유진은 그 사람이 누군지 잘 보이지 않았다.

그 남자가 입고 있던 검은 셔츠는 어둠과 함께 점점 빗물에 적셔졌다.

성큼성큼 다가가기까지 조유진은 호수 안에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

가까이 다가와서야 누군지 똑똑히 알아볼 수가 있었다.

눈이 마주치고,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서로 바라만 볼 뿐이었다.

배현수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혼자 여기 있어?”

“혼자 돌아다니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지 몰랐어요. 관광버스가 이미 떠난 줄도 몰랐어요.”

“그럼 왜 호수에 빠진 건데?”

“더워서요. 제가 더위를 못 견디는 거 아시잖아요.”

조유진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듯이 아주 평온하게 대답했다.

배현수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고 싶어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현수은 눈시울이 살짝 붉어지더니 조유진의 손을 꽉 잡고 호수 밖으로 걸어 나갔다.

두 사람은 온몸이 흠뻑 젖었다.

배현수는 그녀를 바라보며 한마디 한마디 내뱉었다.

“매주 선유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약속할게.”

마지막 양보와 타협에 조유진은 동공이 흔들렸다.

이때,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배현수의 차가 산 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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