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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산속은 시내보다 날이 더 빨리 어두워졌다.

조유진이 산꼭대기에 있는 정취암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이미 7시가 되었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조유진은 부처님 앞에서 두 손 모아 합장을 하고서 염원을 담아 소원을 빌었다.

조선유가 무탈하게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랐고 또 배현수가 지난날의 원한을 잊고 새로운 시작을 했으면 좋겠다고 빌었다.

세 번째 소원으로는 안정희가 건강하게 말년을 보내다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딱 이 세 가지 소원만 빌었다.

딸과 배현수, 그리고 엄마를 위해 기도했지만... 자신은 까맣게 잊었다.

그렇게 무릎 꿇고 한참 동안 기도했다.

이때 법의를 입은 한 스님이 걸어오더니 말했다.

“오랫동안 여기 계신 것 같은데 무슨 고민이 있으신지요? 저희가 오늘 이곳에서 만난 것도 인연인데 부적을 하나 추첨할 기회를 드리지요.”

조유진은 사실 이런 것을 별로 믿지 않았지만 죽게 된 마당에 혹시라도 부처님이 불쌍하게 여겨 소원을 이뤄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여러 장 뒤집혀 있는 부적 중에서 한 장을 뽑아보더니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스님, 제가 운이 안 좋아서 별로 좋지 않은 부적을 뽑았나 봅니다.”

스님은 부적을 확인하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말했다.

“나쁜 부적을 뽑았다고 해서 운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쥐구멍에도 해 뜰 날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 보이는 것이 마음속에 응어리가 있군요. 가끔은 내려놓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미련을 많이 가질수록 욕심이 생기게 되고 따라서 불행해질 수도 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스님.”

“앞으로 인생에서 갈 길도 먼데 마음을 내려놓으십시오. 욕심을 버리면 마음속 응어리도 없어질 것입니다. 바라는 것이 많으면 오히려 많이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무소유이기 때문에 욕심을 버려주세요.”

조유진은 스님 따라서 중얼거렸다.

“욕심을 버리면 마음속 응어리도 없어지니라...”

“맞습니다.”

조유진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데 스님,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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