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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더는 배신이라는 구렁텅이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

아무나 자신을 배신할 수 있었지만 유독 조유진은 그러면 안 되었다.

조유진은 그의 마음의 벽을 넘어서 완전히 그의 세계로 들어간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직접 그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고 더이상 아무에게도 열어줄 수가 없었다.

“조유진, 이거 놔.”

차가운 말투였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의 앞으로 걸어가더니 고개 들어 눈물을 머금고 키스했다.

“나랑 서해 보러 가기로 했는데 아직 보러 못 갔잖아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면서 그 약속 지켜야 하는 거 아니에요?”

배현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유진아, 나 시험하지 마.”

조유진은 침을 꿀꺽 삼키는 모습을 보고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웃으면서 말했다.

“제가 언제 시험했다고 그러세요. 대표님도 느끼고 있는 거 아니에요?”

배현수가 미간을 찌푸린 채 반박하려고 하자 그의 옷깃을 잡아당겨 고개 들어 또 키스했다.

절망스러울 정도로 강렬하게 말이다.

키스를 나누던 중에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현수 씨, 저 아직 사랑해요?”

“뻔히 알면서 왜 물어. 조유진, 주제 파악 좀 해.”

조유진은 피식 웃더니 그 말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방안의 불빛은 어두웠고, 그의 모습을 머릿속에 영원히 남기려고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다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괜찮아요. 나만 사랑하면 돼요...”

상대방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혼잣말을 했다.

조유진은 그에게 밀어낼 기회도 주지 않고 온 힘을 다해 키스를 퍼부었다.

그의 몸이 굳어버린 틈을 타 침대까지 밀고 가더니 품에 안긴 채 함께 침대에 넘어졌다.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애써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오늘 밤만 지나면 다시는 볼 일이 없었다.

주말에 선유와의 만남 후 충남 법원으로 가서 6년 전의 진상을 밝히려고 했다. 조범을 도와 거짓 증언으로 배현수를 용의자로 지목한 것을 말이다.

그러면 대제주 대학교 법학과 배현수는 당당하게 사람들의 앞에 설 수 있었다.

사랑에 빠졌을 때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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