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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조유진의 강력한 요구에 배현수는 그녀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 후 그들은 헤어지게 되었다.

조유진은 당시 배현수가 보냈던 음성 메시지들을 전부 녹음해 두어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었다.

귀에 걸어놓은 이어폰 속에서 배현수의 부드럽고 인내심이 깃든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아직 안 끝나서 좀 이따 데리러 갈게.”

“왜 갑자기 배가 아플까? 지금 바로 갈게.”

“조개구이가 먹고 싶다고? 저녁에 갈 때 사서 갈게.”

“자기야, 자기가 좋아하는 밀크티 사 왔어. 잠깐 내려와 봐.”

...

당시 사소한 일상들이 조유진의 눈시울을 붉혔다.

조유진은 한참 동안 녹음을 듣다가 마지막 음성 메시지를 클릭했다.

“자기야, 나 사랑해?”

“응. 사랑하지. 엄청나게 사랑해.”

“유진아, 나 이제 너밖에 없어. 날 떠나지 마.”

“자기야, 난 자기가 갖고 싶은 거 다 줄 수 있어. 조금만 시간을 주면 이 세상의 모든 걸 다 가져다줄게.”

이건 배현수가 한 번 술에 취해 조유진을 끌어안고 그녀의 귀에 매달리며 해준 말이었다.

배현수는 성격이 차갑고 내성적이었기에 이렇게 직설적으로 고백을 하는 경우가 매우 적었다.

사랑이 백이라면 배현수는 줄곧 절반 정도만 표현하곤 했었다.

하지만 술에 취해 감정이 통제되지 않을 때 배현수는 그녀의 이마에 맞대고 한번, 또 한 번 끊임없이 사랑을 고백했다.

그러나 이 또한 모두 지난 일이었다.

얼마나 들었는지 버스는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조유진은 이어폰을 빼고 휴대폰을 도로 가방 안에 넣고는 버스에서 내렸다.

...

충남시 법원.

“뭐라고요? 진술을 번복하시겠다고요?”

법원장이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조유진을 바라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조유진은 너무나도 평온하게 다시 입을 열었다.

“법원장님, 6년 전 충남 법원에서 뺑소니 교통사고 사건에 관한 재판이 열렸었는데 당시 제가 증인으로 법정에 섰었습니다. 조범 시장님 권세의 압박하에 제가 어쩔 수 없이 거짓 증언을 하게 되었죠. 그 사건의 피해자는 유성진이었고 판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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