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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허태준은 모든 자료를 다 확인했다. 그는 두터운 자료들을 내려놓고 전화를 걸었다. “회사에 조건이라는 사람이 이력서가 온 적 없는지 확인해 봐. 상대방은 재빨리 답변을 했다. 원재금융 쪽에서 이력서를 받았다고 합니다. 원재금융은 C Y 그룹 산하의 금융 서비스 회사였다. 조건이는 금융을 전공했으니 당연히 금융 회사에 지원했을 것이다. 허태준이 책상을 톡톡 두드리면서 잠깐 생각했다.

“취업시키세요.”

조건이가 일자리를 얻고 싶어 하니 허태준은 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그 집안사람들이 잠깐이나마 조용해질 수 있다면 말이다. 순식간에 토요일이 됐다. 이른 아침부터 여형민이 허태준의 집문을 두드렸다.

“준비 다 됐어? 떠나도 돼?”

허태준은 아직도 잠옷을 입은 채로 거실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허태준은 한 손에 커피 잔을 들고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든 채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 입꼬리를 올린 채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었다. 여형민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별이랑 얘기하고 있어?”

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별이는 이제 아는 단어가 점점 많아져 허태준과 문자를 할 때도 타자를 꽤 잘했다. 하지만 아직 어리기 때문에 틀리게 쓴 글씨가 있거나 하면 허태준은 하나하나 시정해줬다. 여형민이 허태준을 가볍게 때렸다.

“내일 이어서 얘기하면 안 돼? 이미 늦었어. 빨리 떠나야 돼.”

허태준은 드디어 여형민을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빨리 갈 필요 있어?”

청첩장에는 11시 반이라고 적혀 있었고 허태준의 집에서 식당 까지는 반 시간도 안 걸렸다.

“난 일찍 가야 하잖아. 오늘 같이 가주겠다며.”

여형민이 원망에 가득 찬 눈빛으로 허태준을 바라봤다.

“한 입으로 두 말하기 없기야.”

나씨네 집안 큰 사위로써 여형민은 일찍 결혼식장에 도착해야 했다. 이런 자리에서는 완벽한 부부 행세를 하자고 나은희와 이미 약속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은희와 단둘이 있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편했다. 그러니 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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