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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여형민과 허태준이 착석하자 신랑 측 가족들이 얼른 다가와 담배를 건네며 친한 척 했다.

“대표님, 변호사님, 처음 뵙겠습니다.”

허태준은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제 자리에 앉아 있기만 했다. 여형민이 얼른 공손하게 그 담배를 거절하며 말했다.

“죄송해요. 저희가 담배를 안 펴서.”

여형민은 허태준처럼 차갑지 않았기에 그 사람은 아예 아부할 상대를 바꿨다. 쉴 새 없이 아부를 떨어대는 그 사람을 보며 여형민은 그냥 그를 내쫓고 싶은 마음을 여러 번 억눌렀다. 그러다가 겨우 적절한 핑계를 대고 나서야 그 사람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고개를 돌려 보니 허태준이 좋은 구경 났다는 듯 웃으며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다 너 때문이야. 감히 웃어?”

“내가 못 웃을 게 뭐가 있어?”

허태준이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너 때문에 온 거잖아.”

여형민은 화가 났다.

“근데 그냥 나한테 떠밀어 버리는 거야?”

여형민 역시 C Y 그룹 창립자 중 한 명이었으나 그 명성은 허태준과 비할바가 못됐다. 둘이 함께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태준과 관계를 쌓기 위해 다가왔다.

“너한테 또 밀어버리다니.”

허태준이 여형민의 말을 고쳐줬다.

“난 그냥 상대하지 않은 것뿐이야.”

외부에서 허태준은 친절하고 예의 있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그건 그저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들에 상대해서 쓰는 가면일 뿐이었다. 태하그룹은 근래에 경영상황이 좋지 못했고 여러 번 파산의 위기에까지 직면했었다. 그러니 정씨네 집안은 이제 아무런 이용가치가 없었다. 여형민은 허태준의 말에 반박할 수가 없어 그저 허태준을 노려 보기만 할 뿐이었다.

“근데 정말 이상해.”

허태준이 입을 열었다.

“낯선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친절한데 왜 나은희는 그렇게 대하는 거야?”

아까 여형민과 나은희의 살벌한 대화를 허태준은 다 듣고 있었다. 그리고 나은희가 여형민의 말 때문에 상처를 받은 모습과 나은희가 떠난 후예 여형민이 아쉬워하는 모습도 다 봤다.

“사실 들어가서 쉬라고 한 것도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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