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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우린 아직 다른 일이 있어서.”

여형민은 허태준의 팔을 잡고 말했다.

아마도 오랜 시간 동안 말을 하지 않은 탓인지 그의 목소리는 쉬어있었다.

나은희는 허태준의 팔을 잡은 여형민의 팔을 이 초 동안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

나은희가 가자마자 허태준은 여형민의 손에서 팔을 뺐다. 이마를 찌푸리면서 셔츠에 진 주름을 폈다.

“나는 왜 우리가 다른 일이 있다는 것을 몰랐지?”

그는 목소리를 낮춰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형민은 그를 복잡미묘하게 바라보았다. 옆에 다른 사람이 있으니 그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다시 삼키고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자리를 바꿔 얘기하지.”

연회장 근처에는 휴식실이 여러 곳 있었다. 일찍 온 손님들이 휴식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다들 연회에 참석하여 휴식실은 텅 비어있었다.

여형민은 아무 방이나 문을 열고 허태준을 끌고 들어갔다. 그리고 문을 잠갔다.

“정재하를 도망가게 한일은... 네가 한 거야?”

그는 허태준을 빤히 바라보았다. 여형민답지 않게 자못 진지한 표정이었다.

여형민은 허태준과 오랜 친구였으나 서로 성격이 크게 달라 허태준 앞에서 항상 기세가 낮았다—물론 여형민이 일부러 맞춰주려는 것도 있었지만 말이다.

허태준은 여형민이 이렇게 정색한 모습을 보자 적응하기 어려웠다.

“아니.”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르자 허태준은 솔직히 대답했다.

여형민은 허태준과 정재하가 옛일로 얽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정재하가 사라졌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허태준을 의심했다.

하지만 허태준이 아니라고 하니...

“믿을게.”

여형민은 허태준한테 항상 이렇게 아무 이유 없이 믿음이 갔다.

“하지만...”

허태준은 말을 이었다.

“이번 일은 나랑도 관계가 없지 않아 있어.”

**

여형민과 나은희는 결혼한 지 몇 년이 된다. 하지만 부부 사이가 좋지만은 않았다. 여형민은 나씨 가족분들과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가 나지희의 결혼식에 참석한 것은 꼭 완성해야만 하는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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