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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여형민은 간다고 했지만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

허태준은 상황 파악이 되었기에 굳이 말리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여형민은 나은희와 같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만 했다—연기일 뿐이라도.

연회장은 상상처럼 시끌벅적하지 않았다.

손님들은 제자리에 앉아있었고 웨이터들은 일사불란하게 음식을 배달하고 있었다. 다만 모든 사람은 약간의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여형민과 허태준은 홀을 지나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정씨 부모의 자리는 이미 비어있었다. 나아주머니도 자리에 없었다. 여형민은 그들의 행방에 대해서 물었다.

“재하를 돌보러 병원에 갔습니다.”

그는 나은희가 손님들과 어떻게 얘기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손님들이 떠나지 않은것을 보니 아마 곧이곧대로 전부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나은희가 나아주버님과 이혼에 관한 얘기를 했는지도 모른다—아직 하지 않았을것이다. 그녀는 자신보다 상황 파악을 더 잘했다.

그는 그녀의 옆에 앉았다.

그녀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여형민도 마찬가지였다.

둘은 누구도 아는체하지 않았고 각자 음식을 먹고 있었다.

아마도 아까 그 사건 때문인지 주위 사람들은 그들의 표정에 오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이 서로 맞지 않아 표정이 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아주버님은 분부했다.

“은희야, 조금 이따가 형민이와 함께 테이블마다 술을 따라주거라. 험한 꼴을 보여줘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네.”

나은희는 아무 표정 없이 대답했다.

여형민은 그녀를 흘끔 쳐다보고서 똑같이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

나아주버님은 여형민과 나은희를 위해 생수를 준비했다. 술병에 생수를 담아놓으니 술인지 물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오늘 온 손님들은 많았다. 오십 테이블이나 된다. 그들은 한 테이블 한 테이블 돌아가면서 술을 따랐다. 진짜 술을 마셨다면 아무리 주량이 좋다고 해도 취하고 말 것이다.

여형민은 나아주버님의 친절이 고맙지 않았다.

그는 웨이터한테 와인 한 병을 달라고 하고 사람들과 한 잔 한 잔 같이 마셨다.

중도에 여형민을 조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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