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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1화

코를 찌르는 향수냄새에 허태준이 인상을 찌푸렸다. 허태준은 그녀를 밀어내면서 말했다.

“꺼져.”

여자들을 옆에 끼고 좋아하던 다른 사람들도 허태준의 목소리에 숨을 죽였다. 대표는 잠시 멈칫하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아이고, 내 기억 좀 봐.”

그는 아가씨들을 내보내고 직원을 불러 작은 목소리로 뭔가를 지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키 크고 마른 체형의 젊은 남자들이 들어왔다. 20대 정도 돼보였는데 값싼 정장을 입고 화장을 진하게 한 모습이 무척 느끼했다. 그들은 아까 들어온 여자들처럼 허태준에게 들러붙었다.

허태준은 예상도 못하고 있다가 그들이 자신에게 달라붙고 나서야 화가 나서 몸을 일으켰다. 허태준은 주변사람들의 만류에도 뒤도 안 돌아보고 방을 나왔다. 허태준은 화장실부터 갔다. 그는 수도꼭지를 틀고 아까 남자들이 입을 맞춘 얼굴을 벅벅 씻어냈다. 하지만 어떻게 해도 아까의 그 구역질 나는 상황을 잊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 다가오는 발자국소리가 들려왔지만 허태준은 얼굴을 씻느라 고개를 들지 않았다.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대표님?”

놀란듯한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세요?”

허태준이 고개를 들었다. 김욱이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허태준이 급히 피했다. 그는 휴지를 뽑아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냈다.

“언제 귀국하셨어요?”

허태준이 침착한 척하며 김욱에게 물었다. 하지만 심장은 계속 거세게 뛰고 있었다. 긴장과 두려움이 몰려왔다. 주머니에 꽂은 두 손이 떨리고 있었다.

“어제요.”

김욱이 손을 씻으며 대답했다.

“비약회사와의 합작을 논하려고 들어왔어요.”

비약은 무역회사였는데 CY 그룹과도 합작한 적이 있었기에 허태준도 낯설지 않았다.

“그렇군요.”

허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심유진의 상황을 물어보고 싶었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심유진의 일에 관해서 허태준은 직접 들은 사실만 믿을 수 있었다. 직접 들은 것이 없다면 그는 계속 자신을 속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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