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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방에 보일러가 틀어져 있는 상태였다. 김욱이 나가기 전에 틀어놓고 간 것이었다. 열기에 심유진이 몸을 뒤척였다. 머리가 띵했고 몸이 불덩이 같았다. 열이 나고 있었다. 몸이 너무 무거웠기에 심유진은 겨우 침대맡의 휴대폰에 손이 닿았다.

언제 알람을 꺼놨는지 김욱과 육윤엽에게 각각 전화가 한통씩 왔었는데 받지 못했다. 김욱은 메시지까지 남겼다.

“저녁에 고객과 약속이 있어. 배고프면 나 기다리지 말고 혼자 시켜 먹어.”

시간을 보니 지금 식사자리에 참석하고 있을게 분명했다. 심유진은 김욱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에 혼자 억지로 몸을 일으켜 룸서비스를 불렀다.

“해열제 좀 가져다주실 수 있을까요?”

심유진은 직원에게 비상용 카드로 문을 열고 들어오라고 말했다. 지금의 몸상태로는 문을 열어주는 것도 버거웠다.

전화를 끊고 심유진은 다시 누웠다. 기다리는 내내 졸음이 밀려왔다. 심유진은 잠시만 눈을 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잠에 든 지 얼마나 지났을까. 비몽사몽인 가운데 이마에 차가운 물수건이 올려지는 게 느껴졌다. 순간 몸이 많이 편안해졌다. 순식간에 냉기가 가시자 심유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나 봐요 유진 씨.”

머리가 아무리 아픈 상태여도 이 목소리가 누군지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허태준이었다. 심유진이 당황해하며 눈을 힘겹게 떴다. 허태준이 걱정 어린 눈으로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왜 여기에 있어요?”

심유진은 말을 할 때마다 목이 아팠다. 허태준은 대답 없이 체온계를 들이댔다.

“일단 체온부터 재봐요.”

심유진은 몸에 힘이 다 빠진 상태였기에 체온계를 놓치고 말았다.

“미안해요.”

심유진이 저도 모르게 사과부터 했다. 체온계를 다시 주워 든 허태준의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다.

“제가 재드릴게요.”

허태준은 그녀의 동의를 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래도 돼요?”

“제가 할게요.”

심유진은 다시 손을 내밀었다. 허태준도 더 이상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자신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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