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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하지만 심유진이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사영은은 어쨌든 자신의 친엄마이기에 아무리 그녀를 증오한다한들 그녀의 마지막을 배웅해주지 않는 건 도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빨리 끝내고 돌아가자.”

심유진은 추워서 몸이 떨리는데도 나가지 않았다. 김욱은 한숨을 쉬며 심유진을 따랐다.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해뒀기에 영안실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사영은 씨 가족 되시죠?”

흰색 가운을 입은 젊은 남성이었는데 표정이 좋지 않았다. 너무 오래 기다려서인지 이런 곳에서 일을 하느라 그런 건지 말투나 태도에서 귀찮음이 묻어 나왔다.

“맞아요.”

심유진이 얼른 사과했다.

“오래 기다리셨죠?”

“아니에요.”

남성이 심유진과 김욱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서 사영은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분이 오래 기다리셨죠.”

사영은이 세상을 뜬 지도 보름이나 지났다. 심유진은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세상을 뜨기 전 한동안 수액으로 영양분을 공급받았었기에 사영은은 뼈밖에 남지 않은 모습이었다. 심유진은 보고 있기가 힘들어 얼른 고개를 돌렸다.

남성은 그런 심유진을 비웃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그때 김욱이 나서서 말했다.

남성은 잠시 멈칫하다가 김욱의 의도를 알았는지 거만한 태도로 자신의 이름표를 보여주며 말했다.

“고소라도 하시게요? 하세요.”

김욱이 그의 이름을 확인하고 입을 열기도 전에 심유진이 그를 말렸다.

“죄송해요, 저희 오빠가 좀 충동적이라.”

심유진은 김욱에게 눈치를 줬다.

“저희가 어떤 절차를 밟으면 될까요?”

심유진은 여전히 공손한 태도로 그를 대했다. 남성은 복수를 하려는 건지 일부러 그들을 이리저리 뛰게 만들며 여러 복잡한 자료들을 요구했다. 심유진은 거동이 불편했기에 대부분 자료들은 김욱이 가져왔고 심유진은 지하 1층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복도에는 한기가 맴돌았다. 심유진은 한참을 추운 복도에 있은 탓인지 나오자마자 재채기를 했다.

“감기 걸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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