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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사영은이 죽고 난 후 허태준은 병원의 감시인원들을 다 철수했기에 이 중요한 소식을 놓친 것이었다. 허태준은 자신이 조금 더 일찍 알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사영은의 후사는 대충 사람을 붙여서 처리하면 되는 거였기에 심유진이 아픈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올 필요가 없었다.

“그렇군요.”

하지만 지금은 모른 척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허태준은 잠시 멈칫하다가 조금의 기대를 품은 채 물었다.

“제가 도울 일이 있을까요?”

”아니요.”

심유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심유진은 한시라도 빨리 허태준을 떼여내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허태준은 그 냉정한 말투에 온몸이 얼어붙은 듯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입을 뗄 수 있었다.

“알겠어요.”

김욱은 허태준을 살피다가 자리를 뜨면서 낮게 그에게 말했다.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유진이는 강한 애이니까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기 싫어서 그런 거예요.”

심유진의 다리는 완전히 나은 것이 아니었지만 저번에 미국에서 만났을 때에 비하면 많이 호전된 상태였다. 이제는 혼자 걸을 수 있었지만 걸음걸이가 조금 어색했고 오래 걸으려면 아직도 부축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김욱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허태준을 거절한 건 이 원인 때문만은 아니었다.

김욱은 몰랐지만 허태준은 잘 알고 있었다. 김욱의 따뜻한 배려에 허태준은 씁쓸하게 웃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 허태준은 주차장까지 같이 가서 그들이 차에 오르는 걸 보고 나서야 몸을 돌렸다.

김욱도 차 안에서 허태준이 가는 모습을 눈으로 배웅했다. 심유진은 여전히 휴대폰에 시선을 고정하다가 차 시동을 걸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혹시 대표님이랑 싸웠어?”

김욱이 한참을 망설이다가 물었다.

사실 김욱은 미국에 있을 때부터 심유진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계속 멍을 때리고 있기도 했고 의사의 권유는 듣지도 않은 채 재활운동의 강도를 높이기도 했으며 말수도 훨씬 적어졌다. 허태준이 그리워서 얼른 회복한 후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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