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67화

허태준은 체온계를 다시 받아 들고는 표정이 더욱 심각해졌다.

“39도네요.”

심유진도 예상보다 높은 체온에 깜짝 놀랐다.

“의사 불러올게요.”

킹 호텔 내부에는 유명한 의사들이 진료를 보고 있는 의료실이 있었다. 의사는 심유진에게 수액을 놔주고는 간호사를 한 명 붙여줬다. 간호사는 나이가 많은 것 같지 않았다. 심유진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나서 심유진은 그녀가 S대학병원에서 2년간 일하다가 얼마 전에 이쪽으로 넘어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심유진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S대학병원이라면 전국에서 1,2위를 다투는 대형병원이었다. 수많은 의대생들이 취직하고 싶어 하는 꿈의 직장이니 그런 곳에서 일했다는 건 굉장한 엘리트라는 뜻이었다.

“병원에서 계속 일하는 게 더 좋은 거 아니에요?”

“저희 간호사들은 의사들이랑 달라요.”

간호사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저희는 시중이나 드는 입장이니까 큰 병원에서 일단 경험이 있어도 큰 쓸모는 없어요. 차라리 조금 더 편안한 직장이 낫죠. 그럼 황당한 환자들이나 보호자분들을 상대할 필요도 없으니까.”

간호사는 병원에서 있었던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심유진은 흥미진진하게 그녀가 하는 이야기들을 들었다.

“사영은 씨라고 혹시 아세요?”

간호사가 갑자기 물었다. 심유진은 순간 멈칫하다가 대답했다.

“알죠. 자기 딸이 호흡기를 떼서 돌아가신 분 맞죠?”

“맞아요!”

간호사는 조금 흥분한 것 같았다.

“제가 그 병실을 맡았었거든요. 근데 사실 뉴스에 나온 것처럼 간단한 사건이 아니에요.”

“네?”

심유진이 주의력을 집중했다.

“호흡기를 떼기 전에 사영은 씨가 깨어날 기미를 보이셔서 저희 모두 기적이 일어날 것 같다며 기대했었거든요. 근데 따님이 그렇게 독하게 호흡기를 뽑아버릴 줄 누가 알았겠어요?”

간호사가 속상해했다.

“돌아가시던 그날에 마침 제가 당직이라 새벽에 돌아가신 걸 발견했어요.”

그녀는 아직도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 같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