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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심유진은 김욱에게 관심을 가지는 여자들을 많이 만났었다. 예전 같았으면 아예 상대도 안 했겠지만 심유진은 이 간호사가 싫지 않았다. 그래서 원하는 대답을 해줬다.

“제 친오빠 같은 존재예요. 만약에 여자친구가 있다 해도 이런 걸로 질투하지는 않겠죠.”

간호사가 안심하는 것이 보였다.

“여자친구가 없으신 거예요? 저렇게 멋지신데 애인이 없다고요? 거짓말하는 거 아니죠?”

사실 심유진도 신기하게 생각했다. 김욱 같은 사람이 여자친구도 없다는 게 말이 안 됐다. 하지만 심유진은 적당한 대답을 내놓았다.

“일이 너무 바빠서 연애할 시간도 없나 보죠.”

“무슨 일 하시길래 저렇게 바쁘신 거예요?”

간호사가 진지하게 물었다.

“저희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심유진은 더 이상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그녀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

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웬지 아까만큼 열정적이지 않았다.

“그럼 확실히 바쁘겠네요.”

그래도 꽤나 놀란 모양이었다. 심유진이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간호사가 다시 물었다.

“근데 허대표님만큼 바쁜 건 아니시지 않을까요? 허대표님은 연애할 시간 있는 것 같던데...”

간호사가 말하는 허대표님은 당연히 허태준일 것이다. 간호사가 보기에는 허태준 같은 재벌이야말로 전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일 것 같았다.

“어제 허대표님이 거실에서 얼마나 오래 기다리셨는지 알아요? 제가 갈 때까지도 거기 앉아계셨어요.”

간호사가 부러워하면서 말했다. 심유진은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어제 말씀하신 그 동기분은 어떻게 됐어요?”

심유진이 화제를 돌렸다.

“아직도 팀장님들한테 사정하고 있죠. 근데 원장님이 하신 결정에 누가 토를 달겠어요. 저라면 당장 다른 병원에 취직할 거예요. 영안실에서 일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럼 당연히 직장을 찾기도 쉬울 텐데 왜 굳이 저 병원에 매달리는지...”

간호사는 너무 순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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