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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저 여자도 너무해! 얼마나 엄중한 병에 걸렸길래 남자 품에 안겨서 다녀! 자기가 공주인 줄 아나봐?”

...

심유진은 고개를 더욱 깊이 파묻었다.

목에 닿은 뜨거운 숨결을 느끼자 허태준의 신경은 곤두섰다. 몸 구석구석이 경직된 것 같았다. 허태준은 걸음을 늦추어 부자연스러움을 감추려 했다.

진료실에 도착하자 두 사람의 어색함은 그제야 조금 풀렸다.

주치의는 나이가 있으신 분이었다. 젊은이들의 애정행각에 습관이 된 분이신 것 같았다. 한치의 혐오감도 보이지 않았다.

“피검사를 하시죠.”

주치의는 허태준이 묘사한 증상을 듣고 말했다.

“검사 결과를 들고 다시 찾아오세요.”

피검사를 하는 곳은 같은 층이었다.

허태준은 심유진을 계속 안고 있었다. 심유진은 아무리 허태준을 설득해도 먹히지 않을 것을 알기에 아예 반항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지나가는 마음이 착한 간호사가 허태준이 힘들까 봐 다가와서 물었다.

“휠체어가 필요하세요?”

허태준은 차가운 얼굴과 험상궂은 눈빛으로 간호사를 바라보았다. 간호사는 더 말하지 않고 지나갔다.

심유진은 보다 못해 말했다.

“좋은 마음에서 한 말인데 상냥하게 대해주지 그래요.”

“...응.”

허태준은 듣는 둥 마는 둥 하였다.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었다.

심유진은 허태준을 흘겨보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

검사 결과가 나왔다. 바이러스 감염이다.

의사는 심유진에게 처방 약을 처방해 주고 수액실에서 링거를 맞게 하였다.

바늘을 꽂고 나서 심유진은 허태준한테 말했다.

“돌아가서 쉬세요. 오빠한테 보러 와달라고 전화했어요.”

허태준은 움직이지 않았다.

심유진은 허태준을 밀면서 말했다.

“얼른 돌아가요!”

허태준은 심유진의 손을 잡았다.

“안가.”

그는 심유진의 손을 주물거리고 있었다. 한 손가락 한 손가락 장난감마냥 주물거렸다.

“자꾸 날 보내려 하면 한평생 너한테 눌어붙을 거야.”

그는 협박했다.

심유진은 벙쪘다.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요?”

심유진은 낯이 이렇게 두꺼운 사람은 처음 본다.

“말한 대로 할 수 있어.”

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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