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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난...”

심유진은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고개를 들어 불쌍한 눈으로 허태준을 바라보았다. 목소리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고양이 같았다.

“몸이 안 좋아요...”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뜨거운 체온은 그녀의 손바닥을 타고 허태준의 피부에 닿았다.

허태준은 차가운 척을 그만했다.

그는 그녀의 곁에 돌아와 잡히지 않은 손으로 그녀의 이마를 짚었다.

뜨거운 온도는 허태준의 이마를 찌푸리게 했다.

“왜 내리지 않지?”

심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요. 주사도 맞고 약도 먹었는데.”

하지만 체온은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약효 때문에 잠시나마 내리기도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또 오르군 했다.

“병원에 가자.”

허태준은 결정했다.

이런 증상은 일반 감기 같지 않았다.

심유진은 그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걸을 수 있겠어?”

허태준은 아직 채 회복되지 않은 그녀의 다리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네.”

심유진은 한 걸음 내디뎠으나 금세 허태준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

허태준의 손은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그리고 그녀를 꼭 껴안았다.

“확실해?”

그는 눈썹을 치켜들고 장난스레 물었다.

심유진은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저...”

핑계가 생각나기도 전 다리가 들리더니 허태준은 심유진을 품에 안았다.

한순간의 무서움과 황급함 때문에 심유진은 허태준의 목을 꽉 껴안았다. 심유진의 얼굴은 허태준의 얼굴에 대일 것만 같았다.

안정된 후 그녀는 두 사람의 거리에 부끄러워 급히 손을 놓았다. 그리고 거리를 두려 했다. 하지만 안긴 자세인지라 거리를 두려 해도 멀리 두지 못했다.

허태준은 그녀의 행동을 무시한 채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 다만 입술만 더 굳게 다물었을 뿐이다.

**

술을 마셨기에 허태준은 운전하지 않고 기사를 불렀다.

병원에 도착하였을 때 허태준은 심유진을 안고 뒷좌석으로 갔다. 그리고 심유진을 다리 위에 앉혔다.

심유진은 부끄러웠다. 앞에 모르는 사람까지 앉아있으니 말이다.

심유진은 허태준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썼다.

“내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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