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47화

“내가 결혼한다 해도 나를 기다려준다고 했잖아!”

“정재하, 넌 날 속였어!”

심연희는 미친것처럼 정재하의 가슴을 내리쳤다. 누런 얼굴에는 눈물자국이 가득했다.

정재하는 멍하니 서 있을 뿐 피하지도 도망가지도 않고 같이 손찌검을 하지도 않았다. 얼굴의 표정은 복잡하여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심연희는 거의 온몸의 힘을 소진한 듯 했다. 그녀는 몸을 비틀거리면서 넘어지려던 찰나 정재하의 옷깃을 잡았다.

정재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허리를 잡으려다가 문득 신속히 손을 다시 거두었다.

심연희는 그의 행동을 주의 깊게 보았다. 그녀는 바로 얘기하지 않고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겼다.

“재하야!”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결혼하지 마. 응?”

그녀는 뼈가 녹아버릴 듯 부드러운 목소리를 하였다. 조심스러운 말투는 정재하의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그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심연희, 영원히 고고한 선녀 같은 사람. 그녀는 이렇게 비굴하게 군 적이 있었는가?

“나는...”

정재하는 머뭇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그의 머뭇거림을 알아채자 심연희는 더욱 간절하게 말했다.

“후회돼. 엄마아빠의 말을 들어서는 안 됐어. 가족의 이익 때문에 허태서랑 결혼했는데...재하야,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은 너야! 줄곧 너뿐이었어!”

허태준은 한창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는데 곁눈질로 여형민이 화를 내며 소매를 걷어 올리는 것을 보았다.

“뭐 하려고?”

그는 급히 여형민을 막았다.

“정재하를 잡아 와서 한바탕 패게!”

여형민은 분노에 이를 갈면서 말했다.

“진정해.”

허태준은 아예 여형민의 앞을 막아 나섰다.

“정재하는 아직 선택을 안 했어. 한발 물러서서 오늘 재하가 심연희를 따라간다 해도 너랑은 아무 관계 없잖아. 안 그래?”

“어떻게 나랑 관계가 없어?!”

여형민은 쏘아붙였다. 하지만 허태준의 장난어린 눈빛을 보자 이내 눈을 피했다.

“내 뜻은...”

그는 설명하려 했다.

“이것도 가져야겠고 저것도 포기할 수 없는 남자를 용서치 못하겠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