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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경주의 상류층 인사들은 심연희와 정재하의 이야기를 모르는 이가 없었다.

나씨 부모는 나지희와 정재하를 헤어지게 하기 위해 풀 버전 이야기를 들려주었었다.

정재하가 심연희를 위해서 했던 황당했던 일들을 나지희는 모두 알고 있었다. 심지어 남몰래 질투까지 했었다.

그녀는 정재하한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정재하는 그녀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안다.

그래서 나지희가 심연희를 훈계하는 얘기를 듣자 정재하는 허리의 상처를 생각할 겨를이 없이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어 일어나려 했다.

“지희야...”

경찰 몇몇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움직이지 마세요! 상처가 찢어집니다!”

나지희는 소리를 듣자 고개를 돌려 차가운 얼굴로 심한 말을 했다.

“정재하. 죽기 싫으면 가만히 누워있어! 더 움직이면 당장 네 목숨을 취할 거야!”

그녀는 말했다.

“...응.”

정재하는 더 움직이지 않았다. 목을 움찔하더니 경찰들의 도움하에 다시 누워 구급차가 오기를 가만히 기다렸다.

심연희의 가슴은 찢어질 것 같았다.

나지희한테 연속 뺨 세 대를 맞았을 때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눈물이 흐르려 한다.

정재하의 마음은 진짜로 변했구나.

한평생 그녀만을 사랑하고 전 세계를 그녀에게 바치겠다던 남자가 이제 더는 그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마지막 희망마저 져버렸다. 그녀의 세계는 다시 암흑 속에 갇혔다.

절망감은 그녀더러 목 놓아 울게 하였다.

그녀는 몇 년간 묵혀왔던 아픔을 이 기회에 날려버리려 했다.

모든 사람이 어리둥절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허튼수작 하지 마세요! 울다가 기절한다 해도 놓아주지 않을 겁니다!”

그녀를 잡고 있던 경찰은 차갑게 협박했다.

나지희는 그녀와 마주 서 있었다. 가까운 거리였기에 그녀의 후회와 미움을 빠짐없이 훑어볼 수 있었다.

“다 네가 자처한 일이야!”

이것은 나지희가 심연희에 대한 유일한 평가였다.

심연희가 진정될 무렵 나은희가 부른 구급차도 도착했다.

정재하는 구급차에 실려졌다. 차에 실려 들어가기 전 그는 열심히 목을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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