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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도와 달라고 부른 거 아니었나?”

여형민이 주위를 둘러봤다. 식장은 이미 배치가 완료되어 있었고 최종점검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직원들은 여전히 바빠 보였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여형민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조금 짜증이 났다.

“이런 저급한 방법 좀 안 쓸 수 없어?”

나은희는 예전처럼 여형민을 보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여형민의 차가운 말투에 나은희는 멈칫했지만 이내 다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매력을 너무 높게 평가하시네.”

나은희도 가시 돋친 말들을 내뱉었다.

“전화를 한 건 아버님이 시켜서였어요.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다정한 부부여야 한다는 거 잊은 거 아니죠?”

여형민과 나은희 사이의 관계가 어떤지는 두 집안사람들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혼인관계로 인해 안정된 합작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을 뿐 그들의 감정이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집안사람들이 여형민과 나은희에 대한 요구는 단 하나였다. 둘 사이에 관계가 어떻든지 외부 사람에게는 들켜서 안 된다는 것이었다.

여형민은 자유로워 보였으나 사실 자신의 아버지를 가장 두려워했다. 그러니 나은희와의 결혼도 동의했고 이 무례한 요구도 허락 했던 것이었다. 나은희가 아버지 얘기를 꺼내자 여형민의 태도도 금방 달라졌다.

“확실히 도와줄 건 없어요.”

나은희가 말했다.

“그냥 편한 곳에 앉아서 휴대폰이나 하면서 시간 좀 때우고 있어요.”

여형민이 비웃었다.

‘당신은 이렇게 바삐 돌아 치는데 난 앉아서 휴대폰이나 보라고? 그건 안되지.”

여형민이 나은희에게 다가가 오른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여보.”

그 다정한 목소리에 나은희의 몸이 굳어졌다.

“당신은 가서 쉬어. 내가 할게.”

주변 사람들은 방금 전까지의 그 공격적인 대화를 듣지 못하고 이 다정한 모습만 봤다. 나은희도 지지 않았다.

“그래요.”

나은희가 부드럽게 웃으며 무전기를 여형민에게 건넸다.

“해야 할 일은 저쪽에 계신 매니저님이 알려 줄 거예요.”

나은이가 방금 전까지 같이 있던 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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