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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허태준이 경주에 도착했을 때는 당지 시각으로 새벽이었다. 매니저는 허태준이 도착하기 전에 미리 통지를 받고 일찌감치 차를 몰고 와 기다리고 있었다. 장장 열두 시간 비행을 끝마치고도 허태준은 전혀 힘든 기색 없이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는 시차에 적응할 새도 없이 회사로 갔다. 그동안 밀린 업무도 이미 대부분 처리했다. 매니저는 운전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그에게 말했다.

“사실 이렇게 급하게 회사로 가실 필요 없어요. 집에 가서 좀 더 쉬시지.”

허태준은 손을 저으며 필요 없다고 말했다. 매니저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허태준은 휴대폰으로 메일함을 확인했다. 심연희의 상황이 업로드되고 있었다. 사영은은 1인 병실이 아니었기에 심현희는 의자에 앉아 있거나 간호사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사영은 침대에 누워 있기도 했다. 그녀는 경찰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수경이 협박을 했었기 때문이었다.

“내 말대로 안 하면 바로 경찰에 넘겨버릴 거야. 한평생 감옥에서 살게 할 수도 있어.”

병원에 도착한 후에도 시현이는 자신의 진짜 신분을 알리지 않은 채 간병인이라고만 했다. 간호사들 모두 그녀의 신분을 조금 의심했다. 심씨네 집 안에서 사영은의 의료비도 제대로 내지 않는데 간병인을 무슨 돈으로 구했을까? 게다가 심연희 지금 상태를 봐서는 간병인이라기보다는 환자 같았다. 병원에서 언제 의료비를 낼 거냐고 심연희에게 물을 때마다 심연희는 모른 척하며 집안사람들과는 친하지 않고 연락 방식도 없다고만 했다. 간호사들도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메일을 보낸 부하가 허태준에게 물었다.

“대표님, 신고할까요?”

심연희는 현재 범죄자였기에 신고를 한다면 고의살인이라는 이런 엄격한 형벌은 그녀를 감옥에서 평생 썩게 하기 충분한 조건이었다. 허태준은 메일을 보며 잠깐 고민하다가 답장했다.

“조금 더 기다리세요.”

적어도 다음 주 토요일 까지는 기다려야 했다. 문제를 하나 해결하고 나니 더 큰 문제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여형민과 통화를 마치고 그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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