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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그녀는 별이더러 허태준한테 전화를 하게 하였다.

한참 있다가 허태준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자아이의 목소리였다.

허아리가 아니면 누구겠는가?

별이는 핸드폰을 잡고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심유진을 바라보았다.

심유진은 눈가를 찌푸리고 전화를 끊었다.

“허삼촌은 오늘저녁 베이비와 있어줘야해서 못 오신대.”

그녀는 말했다.

별이는 실망했다.

그는 입을 삐죽하였다.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허삼촌은 거짓말쟁이야!”

그는 말했다. 말투는 유난히 억울했다.

심유진은 그의 고개를 어루만지면서 품에 안았다.

“허삼촌은 거짓말쟁이가 아니야.”

그녀는 허태준을 위해 변명하고 있었다.

“삼촌은 그냥...갑자기 다른 일이 생겨서 너한테 알려주는 것을 까먹었을 뿐이야.”

그녀는 별이가 허태준한테 이루어지지 못할 환상을 갖는 게 싫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태준이 별이의 마음속의 형상이 파괴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허태준은 진심으로 별이한테 잘해줬기 때문이다.

“게임이 하고 싶으면 엄마가 같이해줄게.”

심유진은 별이를 기운 차리게 하기 위해 큰 희생을 하려고 했다.

별이는 냉정했다.

“엄마는 게임을 너무 못해요!”

별이는 말했다.

“저혼자 하는게 더 낫겠어요.”

심유진은 화가 나 별이를 내쫓을번 했다.

**

별이는 결국 혼자서 게임을 했다.

게임도중 별이는 여러번 한탄했다.

“허삼촌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심유진은 노트북을 안고 소파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 한 번도 별이와 말을 건 적이 없었다─심유진은 아직도 별이한테 삐지고 있었다.

벨소리가 울렸다.

심유진은 시계를 바라봤다. 아홉시가 되고 있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누구일지 감이 오지 않았다.

별이는 삽시간에 게임 컨트롤러를 버리고 격동되어 일어났다.

“허삼촌일거예요!”

별이는 소리치면서 현관으로 달려갔다.

“누구세요?”

별이는 문에 얼굴을 바짝 대고 물었다.

문밖에서는 허태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야.”

별이의 웃음은 점점 커져갔다. 별이는 빠르게 문을 열었다.

“허삼촌!”

별이는 허삼촌을 꼬옥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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