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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심유진은 오후에 별이를 데리러 갈 때 다른 학부모들이 자신을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는 여성들이 그녀를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심 유진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하고 있을 무렵 가끔 심유진과 대화를 나눴던 학부모 한명이 그녀의 옆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남편이 정말 잘생겼더라고요. 어쩐지 한 번도 유치원에 안 데려 오더라니. 너무 잘 생겨서 감추고 있던 거였어요?”

심유진은 잠시 멈칫했다. 한참 지나서야 그녀가 가리키는 남편이 허태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른 척 하기는.”

상대방이 팔꿈치로 심 유진을 툭 치며 살짝 눈을 흘겼다.

“아침에 별이가 아빠라고 부르는 걸 들었어요.”

심유진은 화가 나면서도 이 상황을 어떻게 해명할 겨를이 없어 그냥 웃어넘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실의 문이 열리고 아이들이 달려 나왔다. 별이는 신유진의 품에 폭 안겼다. 평소보다 더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엄마!”

별이의 목소리가 기쁨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심유진은 웃을 수 없었다. 별이가 이렇게 좋아하는 것이 허태준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여자 아이 몇 명이 쭈뼛쭈뼛 곁으로 다가와서 별이에게 물었다.

“별아, 너네 아빠도 내일 운동회에 와?”

별이의 표정이 굳어졌다.

“모르겠어. 아빠가 내일 시간이 있는지 봐야 돼.”

아이들이 실망해서 흩어지고 심유진은 별이를 붙잡고 물었다.

“무슨 운동회?”

“가족 운동회.”

별이의 대답에 심유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미국에 있을 때도 별이의 유치원에서는 가끔 이런 가족을 단위로 하는 활동을 조직했었다. 부모와 아이들 사이에 감정을 더욱 돈독히 다지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심유진은 이런 활동이 싫지 않았다. 확실히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심유진은 항상 일이 너무 바빴기에 매번 참석할 수 없었고 가끔 하은설이 그녀를 대신해서 참석했다. 그때마다 별이는 하은설을 엄마라고 불렀었다. 그래서 다른 학부모들은 하은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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