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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심유진은 중립을 지키며 객관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도움을 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리고 지금 유일하게 생각나는 사람은 허태준과 아무런 연관이 없으면서도 인생 경험이 풍부한 육윤엽이었다.

가족운동회 때문에 유치원 등교시간은 한 시간 늦춰졌다. 허태준은 심유진에게 편하게 출근하라고 하면서 자신이 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심유진은 조금 망설였다. 허태준은 그 모습을 보면서 심유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허태준이 씩 웃으며 말했다.

“데려다주고 저는 바로 갈게요.”

심유진은 조금 놀라면서도 속마음이 들킨 것 같아 뜨끔했다.

“고마워요.”

심유진이 고개를 숙였다. 웃음도 매우 어색했다.

심유진은 호텔로 가지 않고 병원에 갔다. 육윤엽이 오늘 퇴원을 하기에 이유가 뭐가 됐던 어차피 가봐야 하는 날이기도 했다. 육윤엽은 일찍 일어났기에 심유진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복으로 갈아입고 짐정리도 다한 상태였다.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심유진이 들어오자마자 육윤엽은 일어나서 그녀를 맞이했다. 심유진이 어제 오겠다고 미리 얘기를 했을 때부터 육윤엽은 그녀를 기다렸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호텔에 출근했다가 다시 올 테니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왔다.

“고민이 있는데 잠시 얘기 좀 나눠도 될까요?”

육윤엽의 표정이 금방 진지해졌다.

“뭔데요? 심각한 일이에요?”

심유진은 육윤엽이 오해했다는 걸 알고 얼른 손을 저었다.

“아니에요! 그냥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조금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말씀 좀 여쭐 수 있을까 해서요.”

육윤엽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렇군요. 말씀해보세요.”

“뭐냐면요...”

심유진이 메마른 입술을 달싹거렸다. 어떻게 얘기를 꺼낼지 여러 번 연습했는데 막상 얘기하려니 여전히 힘들었다.

“저에게 아들이 있다는 거 아시죠?”

심유진은 겨우 말문을 뗐다. 육윤엽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계획에 없던 아이거든요. 어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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