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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심유진은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네?”

육윤엽은 그 시선을 피하며 또다시 물었다.

“그럼 아빠는요?”

심유진이 멈칫하더니 웃어 보이며 말했다.

“엄마 말로는 아빠는 오래전에 돌아가셨대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서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요. 그게 평생 아쉬웠어요. 그래서 우리 아들도 저처럼 살게 하고 싶지 않아요.”

육윤엽은 또 심장에 고통이 밀려왔다. 심유진에게 내가 바로 친아빠라고 알리고 싶었지만 오랫동안 앞에 나타나지 않았던 자신을 미워하기라도 할까 봐,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우정을 빌미로 만날 수도 없을까 봐 걱정됐다.

“아빠가 그리워요?”

“어릴 때는 그랬어요. 특히 슬플 때는 좀 보고 싶더라고요.”

심유진이 예전을 추억했다. 그때의 고통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이제는 옅은 그리움만이 남아있었다.

“이젠 생각 안 해요. 생각해도 소용이 없잖아요.”

“그럼 아빠가 갑자기 나타난다면 받아줄 거예요?”

“돌아가신 분인데 제 앞에 나타난다면 그건 귀신이지 않을까요?”

심유진은 육윤엽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채 농담을 던졌다.

“그건 좀 힘들 것 같은데요? 놀라서 울지도 모르겠네요.”

“돌아가신 게 아니라면요?”

육윤엽이 심유진을 진지하게 바라봤다. 심유진이 멈칫했다.

“혹시 뭔가 알고 계시는 거예요?”

심유진의 목소리에 절박함이 묻어났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전 아무것도 몰라요.”

하지만 육윤엽은 끝내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심유진은 왠지 이상한 육윤엽의 태도를 보며 아무것도 모른다는 그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 마침 이때 김욱이 들어와 이 어색한 분위기를 깨트렸다. 육윤엽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퇴원수속 다 끝났어요.”

김욱이 육윤엽의 캐리어를 들며 말했다.

“이제 가도 될 것 같아요.”

“그래.”

육윤엽은 얼른 일어나 앞장섰다.

“이만 가지.”

호텔로 돌아가는 내내 심유진은 김욱도 옆에 있었기에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호텔에 두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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