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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허태준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심유진을 감싼 채 허리를 숙이며 심유진에게 물었다.

“다쳤어요?”

차갑기만 했던 목소리에 따뜻함이 묻어났다. 걱정 어린 그 눈빛에 심유진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였다.

“아니요.”

분명 스킨십도 없고 오글거리는 대화도 하지 않았지만 그들 주위에만 핑크빛 기류가 가득한 것처럼 보여 구경하던 사람들도 그 달달함에 푹 빠져들었다.

“아빠, 우리 질 것 같아!”

별이의 외침에 허태준은 그제야 시합에 집중했다. 허태준이 그러고 있는 사이 이미 여러 명이 반환점에 도착해 있었다. 아마 허태준이 죽을힘을 다해 쫓아도 꼴찌는 면하지 못할 것이다. 심유진이 얼른 길을 트고는 허태준을 응원했다.

“파이팅!”

허태준은 순간 심유진의 그 순수한 미소를 보며 온몸에 힘이 솟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허태준이 재빨리 뛰어나갔다. 속도가 얼마나 빨랐던지 심판도 놀랄 정도였다. 허태준은 아빠들 중 가장 마른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반환점을 돌고 앞에 사람을 초과했다. 그 흥미진진한 장면에 구경하던 사람들 모두 허태준을 응원했다.

하지만 그전에 차이가 너무 났었기에 뒤로부터 두 번째 순서로 종점에 도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허태준을 존경에 찬 눈길로 봤다. 성적이 안 좋아서 별이가 실망할까 봐 걱정했는데 별이는 기뻐하며 허태준의 다리를 감싸안았다.

“아빠 진짜 최고야!”

허태준도 편안한 웃음을 지었다. 심유진도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허태준에게 다가왔다. 이번에는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응원을 너무 열심히 한 탓이었다.

“최고였어요.”

심유진이 진심으로 허태준에게 말했다. 허태준은 처음으로 조금 쑥스러운 감정을 느꼈다.

“아니에요.”

심유진이 휴지를 내밀면서 말했다.

“땀 좀 닦아요.”

허태준이 휴지를 받으려는데 작은 손 하나가 그를 막았다.

“엄마가 닦아줘야지!”

별이가 자연스럽게 애정행각을 하는 다른 부부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봐봐, 다른 엄마아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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