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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별이는 여전히 실망한 것처럼 보였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 허태준은 심 유진네 집에서 자지 않았다. 더 이상 핑계를 대면서 그 집에 있으면 심유진이 조금 짜증을 낼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그때는 심유진이 다시 자신을 받아줄 것 같지 않았다. 허태준이 없으니 심유진은 마음이 한결 편했다. 하지만 또 허전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별이는 기분이 안 좋은 것이 표정에 확 드러났다. 계속 삼촌을 보고 싶어 하면서 잠이 들 때까지도 심유진이 세 번이나 재촉해서야 방으로 돌아갔다. 하루 종일 호텔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심유진은 서재로 가서 밀린 업무를 완성했다. 일을 마치니 새벽 세 시가 되어 있었다. 심유진은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면서 서재에서 나오다가 하마터면 뭔가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코코가 서재 입구에 누워서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코코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니 이상하게 편안한 감정이 들었다. 심 유진은 코코를 품에 안고 쓰다듬어 주면서 물었다.

“솜이는?”

말을 마치자마자 케이지 안에 가만히 누워 있는 솜이가 보였다. 케이지의 문이 닫히지 않았기에 코코가 뛰어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솜이는 심유진의 목소리를 듣고도 고개를 살짝 움직였을 뿐 힘없이 누워 있기만 했다. 아마 자신이 어제 잘못을 했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별이는 심하게 다치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도 정기적으로 예방접종을 하는 고양이들은 병균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었다. 심유진은 솜이를 탓하지 않았지만 허태준은 굉장히 미안한지 고양이들을 다시 가져가려고 했다. 하지만 심유진이 그를 막았다. 심 유진은 고양이들을 다시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별이가 고양이들과 화목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니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솜이가 자책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심유진은 사료로 소미를 유혹하며 케이지 안에서 나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솜이가 먹고 있을 때 부드럽게 쓰다듬어줬다. 매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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