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군다나 그는 지금 허태서를 의심할 뿐 할아버지의 죽음이 허태서가 초래한 것이라는 것을 단정 지을 수 없었다.허태준은 차를 또 한잔 마셨다. 그리고 핑계를 대고 한옥을 떠났다.차에 오르자마자 그는 여형민에게 전화를 했다.“형사팀에 고중동창이 있다고 했었지? 도움이 필요해.”**오후에 심유진은 호텔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VIP고객의 컴플레인을 받았다.그 고객은 유난히 까다로워 그녀가 처리하기까지 두시간이나 걸렸다.그녀는 황급히 유치원에 갔다. 별이는 다른 두 아이와 함께 교실에 있었다. 담임선생님은 아이들과 동화책을 보고 있었다.심유진을 보자 담임선생님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인사를 하였다. 하지만 별이더러 가방을 챙겨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별이어머님, 잠시 얘기 좀 할까요.”담임선생님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심유진의 마음은 쿵 하고 내려앉았다.멀지 않은 곳에서 별이는 망연히 그들을 쳐다보았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같지는 않았다.심유진의 마음속의 의혹은 더 커져만 갔다.“유선생님, 무슨 일이시죠?”그녀는 물었다.담임선생님은 그녀를 데리고 조금 더 멀리 가서 교실에 있는 아이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오늘 어떤 낯선 남성분이 별이를 데리고 가려고 했습니다. 어머님의 친구라면서요.”심유진의 눈앞에 제일 먼저 나타난 것은 허태준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별이의 담임선생님은 허태준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낯선 남성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별이를 데리러 온 “친구”라면 허태준 외에 여형민밖에 남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며칠동안 여형민과 연락을 하지 않았고 그가 출장해서 돌아왔는지도 잘 몰랐다.“별이는 그 사람을 모른다고 합니다.”담임선생님은 보충하여 말했다. 심유진은 여형민도 아니라고 확신했다.“그 사람은 어머님과 별이의 이름을 알고 어머님의 직업도 아세요. 하지만 어떻게 해도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답니다. 어머님과 연락도 닿지 못했고 해서 별이를 데려
화면을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담임선생님은 심유진더러 먼저 가라고 했다. 그리고 영상이 나오는대로 보내준다고 했다.심유진은 별이의 손을 꼬옥 잡았다.그녀는 무서웠다.담임선생님이 얘기한 그 남자...그녀는 아직 직접 보진 못했지만 예감이 들었다—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예감.“유선생님이 그러는데 오늘 어떤 아저씨가 데리러 왔다면서?”심유진은 별이한테 물었다.“네.”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모르는 사람이라서 따라가지 않았어요.”“참 잘했어!”심유진은 웃으면서 엄지를 치켜들었다.그녀와 하은설은 별이가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때부터 방범에 관한 지식을 전수해 주었다. 이제 와서 보니 효과는 상당했다.“앞으로도 엄마가 다른 사람보고 널 데리러 가게 하면 미리 유선생님한테 전화를 할거야. 엄마가 유선생님과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 누가 와도 따라가면 안돼. 허삼촌이랑 여삼촌이라도 안 돼. 알았어?”“네...”별이는 얼굴을 찌푸렸다.“왜 허삼촌과 여삼촌도 안돼요?”“엄마가 걱정되기 때문이야.”심유진은 옆의 어린아이를 바라보았다. 마음속의 불안은 점점 커져만 갔다.심유진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선생님께서 보내 주신 파일을 받았다.사진 속 남자의 얼굴은 그나마 선명했다. 심유진은 한참을 바라보았지만, 어디에서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녀는 이 사람을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은 자신의 친구라고 하면서 별이를 데려가려 했다.아무리 봐도 납치미수였다.하지만 누구한테라도 실질적인 상해는 입히지 않았기에 경찰에 신고한다 하더라도 어영부영 끝날 것이다.심유진은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그녀는 이 일을 하은설한테 얘기했다. 두 사람은 결국 별이를 미국에 보내기로 했다.“별이쪽이 힘들 거야.”하은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별이는 지금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어. 그리고 널 떠나지 못해.”“나도 언젠가 돌아갈거야.”심유진은 별이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별이가 미국에 가게 되면 그녀도 따라가야
심유진은 더욱 슬펐다.그녀도 별이를 못보게 되는게 싫었다.하지만 방법이 없었다.그녀는 삼일동안 휴가를 냈다. 그리고 미국으로 가는 티켓을 끊었다.떠나기 전 그녀는 손에 있는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임무를 안배하였다. 그녀가 없는 이 삼일동안 타인의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게끔 말이다.호텔의 VIP고객도 일일이 전화로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앞으로 삼일동안 호텔에 있지 않을 겁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다면 부총매니저를 찾으시면 됩니다. 그분의 번호를 조금 이따가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육윤엽은 물었다.“뭐 하러 갑니까?”그가 얻은 정보에 의하면 심유진은 워커홀릭이었다. 미국에 있을 때도 단 하루도 휴가를 신청한적이 없었다. 매일 아침부터 새벽까지 근무를 하였었다. 귀국후 아이를 돌보기 위함인지 퇴근 시간을 앞당기긴 하였지만 거의 휴가를 내지 않았다. 이번처럼 바로 삼일씩이나 휴가 신청을 한 적은...거의 없었다.그래서 그는 이상하게 생각했다.요근래 그와 지내다 보니 심유진은 육윤엽과 꽤나 가까워졌다. 그래서 숨김없이 얘기해줬다.“아들을 미국으로 보내려구요.”육윤엽도 심유진의 아들을 본 적이 있었다.아이는 심유진과 무척이나 닮았다. 그래서 그는 생각했다. 그녀가 어릴 적에도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생각날 때마다 그는 눈물이 앞을 가렸다.“아들이 방학을 했나요?”육윤엽은 또 물었다.“아니요...”심유진은 웃었다.“아예 공부를 거기서 하게요.”육윤엽은 흠칫했다.“그럼 유진씨도 미국으로 가는건가요?”“네.”심유진은 그렇다고 했다.“가족이 거기에 있으니 가야죠.”그녀의 입에서 나온 가족이라는 단어는 육윤엽을 침묵에 빠트렸다.육윤엽은 암담한 시선을 하고 있었다. 옆에 서 있는 김욱도 걱정을 드러냈다.“돌아가는 것도 좋겠네요.”한참을 침묵하다가 육윤엽은 입을 열었다.그의 세력도 그쪽에 있으니 심유진과 그녀의 아들을 더욱 잘 보살필 수 있었다.“잊지 마세요. 어떤 어려움이라도 저를 찾아오세요.”그는 말했다.예전에
심유진은 캐리어를 끌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발끝을 돌리자마자 멈춰 섰다.대문밖 바닥에는 누군가 앉아있었다. 등을 벽에 대고 다리를 구부리고 있었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어깨는 축 처졌다. 퇴폐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그녀는 무슨 상황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그녀를 본 순간 그 암담한 눈동자에는 빛이 났다.허태준은 바닥을 짚고 일어나 그녀의 곤혹스런 시선속에서 큰 걸음으로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상쾌한 민트향이 코끝을 간지럽혔고 넓은 가슴과 튼실한 팔뚝은 그녀의 심장을 요동치게 하고 체온이 상승하게 하였다.허태준은 그녀의 몸이 으스러질 듯 세게 안았다.그의 떨림을 느끼자 심유진은 그를 밀어내려는 충동을 참고 그의 등을 어루만졌다.“...왜 그래요?”그녀는 가벼운 목소리로 물었다.허태준은 그녀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그녀의 몸에서 나는 시트러스 향을 맡았다. 몸속의 초조함과 답답함은 조금씩 사라지고 점점 안정을 되찾았다.그는 그녀를 놔주기 싫었지만 놔주고 한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출장?”그는 그녀의 뒤에 있는 캐리어를 보았다.“아니요.”심유진은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도 알아야 할 것 같아 입을 열었다.“별이를 미국에 보내려고요.”그녀는 영문없이 가슴이 떨렸다. 그래서 말을 마치고 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빛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허태준은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이초동안 멍하니 있다가 분노를 가라앉히고 이마를 찌푸리면서 물었다.“왜?”그의 반응은 심유진의 생각처럼 격렬하지 않았다. 그녀는 슬그머니 숨을 돌렸다.“들어가서 얘기해요.”**열몇 시간의 장거리 비행에 심유진은 피곤함에 찌들었다.그녀는 커피를 한잔 내리고 단숨에 반 잔을 마시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허태준은 이마를 찌푸렸다.“늦었는데 조금만 마셔.”그는 말했다.심유진은 머그컵을 내려놓고 웃으면서 말했다.“괜찮아요. 습관이 되어서요.”심장은 찌릿해났다.허태준은 그녀가 몇년동
허태준은 확신을 했다.심유진과 별이는 타겟이 될 이유가 없었다.“내가 해야하는 일을 하는것 뿐이야.”심유진도 어찌 모를수 있겠는가?하지만 그것은 다 예전의 허태준이 저지른 일이기에 지금의 허태준이 그 대가를 치르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친구더러 조사하라고 했으니 따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돼요.”“친구?”허태준은 그녀를 바라보았다.어릴 적 트라우마때문인지 심유진은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몇년동안 그녀의 옆에 있는 사람은 늘 바뀌었지만 친구는 늘 하은설 하나였다.—여형민도 어찌 보면 심유진의 친구라 할 수 있겠다.심유진은 지구 반대쪽에 있는 하은설더러 도와달라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형민을 찾았다면 여형민은 제일 먼저 허태준한테 알려주었을 것이다.그래서 그는 심유진이 자신을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면 그도 모르는 친구가 존재할것이라고 생각했다.허태준은 위기감을 느꼈다.“누군데? 내가 아는 사람이야?”꼬치꼬치 캐묻는 게 좋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는 참을 수 없었다.“태준씨는 모르는 사람이에요.”다행히 심유진은 그의 질문에 반감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그녀의 애매한 대답은 허태준을 만족시키지 못했다.—그녀의 인간관계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겠다.“하지만—”설명해야 할것들을 다 설명하고 나니 심유진은 그를 만나자마자 묻고 싶었던 것을 물었다.“그렇게 늦었는데 집 앞에서 뭐 하고 있었어요?”허태준은 한순간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감추었다.그는 미리 준비한 게임카드를 꺼냈다. ”N회사에서 히어로게임을 론칭한다고 했어. 아직 발행하지 않았지만 우리와 합작을 하고 있어서 몇장 가졌거든. 별이와 테스트 겸 놀려고 왔었는데...”그는 쓴웃음을 지었다.“앞으로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네.”“기회는 꼭 있을거예요.”심유진은 망설임이 없이 말했다.사실 그녀도 별이가 다시 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그녀는 단지...허태준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허태준은 그녀를 빤히 쳐
육윤엽이 찾은 자료는 심유진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동시에 결과도 그녀가 상상했던 것과 천차만별이었다.“그날 유치원에 나타난 사람은 원재라고 합니다. 길거리에서 상인들한테 보호비를 받으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양아치죠.”김욱은 감정 기복이 없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소개를 하였다.“양아치라구요?”심유진은 손안의 문서봉투를 더 세게 잡았다.문서봉투는 육윤엽이 그녀에게 전달한 것이다. 삼사센치정도되는 두께였고 묵직했다.“네.”김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문서봉투를 가리키면서 말했다.“먼저 보세요. 대부분은 범죄기록입니다.”심유진은 봉투를 열었다. 그러나 잘 잡지 못해서 바닥에 흘렸다. 안에 섞인 사진들이 흘러나왔다.사진은 아마 내부시스템에서 직접 프린트한 것으로 보였다. 거의 모든 사진은 정면으로 뚜렷하게 찍혀졌다. 그리고 카메라를 응시보고 있었다.심유진은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사진 속의 사람은 별이의 선생님이 캡처해 준 사진속의 사람이었다.다만 유치원에 나타났을 때에는 정장을 입고 있었고 머리도 정성 들여 만진 듯 했다. 심지어 안경까지 맞춰 더욱 세련되어 보였다. 사진 속의 모습과 완전 반대였다.사진 속의 그는 늘어난 티셔츠와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머리는 빗지도 않은듯 했고 원기가 가득했다.겉모습만 봐서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아 보였다.김욱의 말대로 문서봉투 안에는 사진과 기본정보 외에 전부 원재의 범죄기록이었다.그의 범죄기록은 많았고 명목도 가지각색이었다. 공갈과 협박이 제일 많았고 그 외에도 구타, 도박...그래서 교도소에도 많이 갔었다. 하지만 죄목이 엄중하지 않아 매번 열흘이나 보름이 지나서 풀려났다. 그래서 나와도 예전과 똑같이 행동했었다.“경찰도 어쩔 방법이 없답니다.”김욱은 말했다.심유진은 자료를 한번 훑어보았지만, 가슴속의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다.그녀는 이 사람을 모르고 그를 건드린 적도 없었다. 그의 세력이 닿는 곳은 시내와 조금 떨어진 곳이었고 그녀가 일하고 생활하는 곳은 시내에서 경비가
”아니요!”심유진은 부인을 했다.심 씨 사람들은 심유진을 혐오했다. 그런데 어떻게 아무 이유 없이 그녀의 아들이 보고 싶겠는가?백번 물러서서 그들이 진짜 별이를 보고 싶어 한대도 원재같은 사람을 유치원에 보내서는 안됬다.그녀의 반응은 육윤엽이 생각한 것과 같았다.사실 그의 질문은 시험이었다.그녀가 저번에 해준 이야기에서 그는 그녀가 심씨 집안에서 잘 지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녀는 심 씨 사람을 싫어했고 심 씨 사람들도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확인할 수 없었다. 좋아하지 않는 감정은 아무 죄도 없는 아이에게 손을 댈 만큼 심한 감정인지 알 수가 없었다.“그럼...어떤 이유인가요?”육윤엽은 물었다.심유진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그녀는 대답을 할수가 없었다.“모르겠습니다.”그녀는 말했다.별이를 납치한 이유는 그녀를 속상하게 만들고 싶거나 그녀한테서 뭔가를 얻어내려는 것일 거다.전자라면 너무 갑작스러웠다. 하지만 후자라면...그녀는 호텔 매니저일 뿐이다. 기껏해야 방값을 20프로 할인해 줄 능력밖에 안 됐다.“돈때문인가요?”“그들은 저보다 돈이 더 많습니다.”심유진은 웃었다.모든 이유중 돈은 제일 성립이 안 될 이유다.희열엔터는 지난 육년 동안 큰 영향을 받았었다. 지난날의 돈줄은 하나하나 떠나갔지만 심연희가 허태서와 결혼후 YT그룹의 투자를 받고 규모를 넓혔다. 그래서 많은 새로운 스타를 배출해 낼수 있었다. 매년 몇백억의 수입을 볼 수 있었다. 최근 허태서의 스캔들과 허씨, 심씨 두 사람의 이혼으로 영향을 더 받았겠지만 바닥안의 지위는 그대로여서 지금의 자금으로 심씨 가족들은 한평생을 근심걱정없이 살수 있었다. 그녀의 쥐꼬리만한 월급이 눈에 들어나 오겠는가?“그건 모르죠.”육윤엽은 차를 한모금 마시고 심오한 표정을 지었다.심유진이 자신의 친딸이라는것을 알고 나서 그는 심 씨가족을 조사하였었다. 희열엔터의 경영상황은 아마 그가 심훈보다 더 잘 알 것이다.“제가 듣기로 희열엔터는...낙관적이지 못
육윤엽은 그녀와 얘기한 적이 있었다. 경주에 일주일가량 머무를 것이고 방도 일주일을 잡았다고.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그는 가려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심유진은 심지어 스위트룸을 청소하는 청소부한테서 육윤엽이 거의 매일 방에만 있고 하루 세 끼를 레스토랑에 전화해서 서비스를 시켰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그는 이처럼 한가하니 합작보다 경주에 휴가를 온 것 같았다.육윤엽은 그녀의 질문에 당황했다.“아직이요.”그는 오른손으로 주먹을 잡고 입을 가려 가볍게 기침을 함으로써 부자연스러운 감정을 숨겼다.“아파서 병원에서 며칠 지낸 것도 있고 YT그룹에 일이 많은 것도 있고 해서 허대표님이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전화가 왔었어요.”몇 년간 강도 높은 업무를 하고 점점 높이 올라가면서 육윤엽의 성격은 나쁘게 변했다.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허태서같이 태만한 태도에 육윤엽은 진작에 손사래를 치면서 떠났을 것이다. 여기에서 하루도 더 지체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몇 년간 잃어버린 딸을 이제야 어렵게 만났으니 온통 어떻게 두사람의 거리를 좁힐까하는 생각뿐이고 정을 붙이려고 노력했다.그는 심유진이 친부에 대한 감정을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막연히 진실을 알려줄 수 없었다. 그냥 그녀 옆에 묵묵히 있으면서 그녀를 지켜주고 그녀의 일거일동을 주시할수밖에 없었다.YT그룹과의 합작은 그가 체류를 할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심유진은 의심을 하지 않았다.허태서는 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정식으로 YT그룹을 물려받아 한창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육윤엽쪽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을 수도 있었다. 더욱이 그의 업무능력은 손아래 대리보다도 못했으니 말이다.“내일 나가봐야겠네요.”육윤엽은 기침을 하고는 그녀가 캐물을까 봐 화제를 바꿨다.“아침 열시쯤 차량을 안배해 주겠어요?”“물론이죠.”심유진의 집중력은 돌려졌다.“조금 이따가 연락을 드릴게요. 확인되면 기사의 번호도 보내드리겠습니다.”**이와 동시에 허태준도 개인탐정이 보내온 원재의 자료를 받았다. 그리고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