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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심유진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별이가 걱정하며 물었다.

“엄마, 왜 그래?”

심유진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별아, 혹시 내일 운동회에 엄마만 참가하면 별이가 조금 속상할까?”

“태준삼촌도 가면 안돼?”

“삼촌은 별이 아빠가 아니야.”

심유진은 마음을 독하게 먹고 사실대로 별이에게 얘기했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삼촌한테 부탁하는 건 안돼. 삼촌은 널 도와줄 의무가 없어.”

별이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이 보였다. 별이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럼 엄마만 와.”

작은 목소리가 아이가 지금 매우 실망했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도 난 안 속상해.”

심유진은 일찍 철이 든 별이를 보며 기특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심유진은 별이의 손을 꼭 잡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별이가 원하는 걸 들어줄 수 없었기에 위로도 건넬 수 없었다.

차에 올라타서부터 별이는 내내 저기압이었다.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앉아있는 별이를 보면서 심유진도 마음이 조금 움직였다.

그날밤, 허태준은 또 심유진네 집에 찾아왔다. 이번에 그는 빈손으로 오지도 않았고 혼자 오지도 않았다. 그는 큰 케이지를 들고 있었는데 안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잠들어 있었다.

“어제 얘기한 우리 어머니가 키우시는 고양이예요.”

허태준은 케이지를 내려놓고 다시 몸을 돌렸다.

“사료랑 이런저런 물품들도 챙겨 왔는데 가지고 올게요.”

별이가 신나서 허태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저도 같이 갈래요!”

별이는 동물을 매우 좋아했다. 그래서 동물을 키우겠다고 심유진에게 여러 번 부탁했었지만 매번 거절당했었다. 원인은 간단했다. 애완동물은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한데 심유진과 하은설은 별이를 돌볼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빴다.

“삼촌, 우리 엄마는 어떻게 설득했어요?’

허태준을 바라보는 별이의 눈빛에는 존경이 가득했다. 허태준이 웃으며 말했다.

“설득한 적 없어. 별이 엄마가 먼저 키우겠다고 한 거야.”

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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