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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별이가 물을 마시려다가 멈칫했다.

“전 아빠가 없어요.”

별이 표정은 매우 담담했고 말투에서 아무런 슬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 엄마가 두 분이나 계세요. 그래서 행복해요.”

여형민은 그 말이 너무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

“그렇구나.”

여형민이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별이가 딴 곳에 시선이 팔린 틈을 타서 손에 잡힌 머리카락을 지퍼 백에 담았다. 그들은 온 오전 함께 놀았다. 점심시간이 되자 여형민은 심유진이 곧 찾아올 것만 같아 별이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삼촌 갈게.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함께 놀자. 엄마한테 절대 삼촌이 왔다 갔다고 얘기하면 안 돼.”

“왜요?”

“삼촌은 아직 별이 엄마랑 화해를 못 했으니까.”

“삼촌이 몰래 별이랑 논 걸 알면 삼촌한테 화낼 거야.”

별이는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 여형민과 약속까지 했다. 차에 타자마자 여형민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머리카락을 챙겼어. 연구실로 갈게.”

며칠 내내 심유진은 별이를 데리고 호텔로 출근했다. 역시나 하은설이 예상이 맞았다. 별이는 금방 호텔의 키즈 카페에 질려버렸고 유치원친구들을 그리워했다. 하지만 심유진이 유럽에 데려다주겠다고 할 때면 또 격렬하게 거절했다.

“만약 정말 돌아가기 싫은 거면 얼른 유치원에 보내야겠어.”

하은설과 영상 통화를 할 때 심 유진이 자신의 고민을 얘기했다.

“하지만 사실 난 별이가 여기에 남지 말았으면 좋겠어.”

유진이 본사에 돌아가려면 적어도 3년에서 5년 정도는 걸릴 것이다. 그때가 되면 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다. 국내외의 교육은 차이가 매우 크기에 심유진은 별이가 적응을 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국내의 이런 환경 하에서 아빠가 없는 아이라는 것은 놀림거리가 될 수 있었다. 비록 엄마가 사업에서 남부럽지 않은 성공을 거둔 사람이어도 말이다. 심유진은 별이가 이걸로 상처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제로 별이를 돌려보낸다면 별이도 싫고 너도 속상하잖아.”

하은설은 심유진을 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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