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06화

놀이공원의 식당에는 사람들이 몇 없었다. 매 사람마다 스테이크 세트를 시켰다. 음식은 반시간도 되지 않아 모두 나왔다.

이 식당도 보통 음식점의 수준이였다. 맛은 별로였기에 여형민은 두 입을 먹고 칼과 나이프를 내려 놓았다.

그는 찻물로 입가심을 하고 열심히 스테이크를 썰고 있는 별이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원인이었는지 전부 심유진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던 별이의 얼굴은 보면 볼수록 허태준과 닮아 있었다.

짙고 긴 속눈썹이며 오똑한 코며 또 핑크 빛이 나는 입술까지.

그가 한참동안 움직임이 없자 심유진은 고개를 들었다. 그의 접시에 아직도 절반이나 남은 스테이크를 보고 물었다.

”안 드세요?”

”맛이 없어.”

별이는 엄숙한 표정을 하였다. 애기 목소리로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아저씨,음식을 가리면 안돼요~ 음식을 낭비해도 안 되고요~ 엄마가 돈을 힘들게 벌어요~”

여형민은 푸흡하고 웃었다.

”아저씨가 잘못했어.”

그는 흔쾌히 잘못을 인정하고 심유진을 칭찬했다.

”애교육을 잘 시켰네요.”

심유지은 그의 눈빛을 피하면서 담담히 얘기했다.

”저랑 상관이 없어요. 별이 엄마가 교육을 잘 시킨 거죠.”

여형민은 그녀의 거짓말을 들춰내지 않았다. 다시 칼과 나이프를 집어 들고 맛이 없는 것을 참으면서 세트음식을 모두 먹으려 노력했다.

결산을 할 때 그는 심유진의 앞에 나섰다.

“걱정마요. 또 얻어먹진 않을 테니까요.”

여형민은 그녀를 웃는 듯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마음을 들키자 심유진은 난처했다. 억지로 웃으면서 얘기했다.

”고마워요.”

어린 애는 무한한 정력이 있는 것 같았다.

별이는 각종 놀이기구 중간에서 뛰어다녔고 심유진은 어린애 뒤를 쫓아다니는 것만 해도 숨이 찼다.

체력이 그녀보다 좋은 여형민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그녀는 살아서 놀이공원을 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별이가 회전목마를 탈 때 여형민은 심유진과 같이 밖에서 기다렸다.

오늘 하루동안 처음으로 단독으로 같이 있게 된 순간이었다.

여형민은 목마를 타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