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를 아끼는 소혜월은 또 이렇게 말했다."우리 손자 놈이랑 같이 온 여자친구는 철이 없어서 그런 것이니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석종당은 약간 놀라며 어떻게 대답할지를 몰라 머리를 돌려 진시우를 바라봤다.진시우는 이렇게 답했다."할머니의 말씀을 따르세요."석종당이 구영걸과 우연에게 말했다."부인의 체면을 봐서 더 이상 따지지는 않겠네."구영걸과 우연은 불안한 표정으로 계속 서있었다. 그러자 보다 못한 소혜월이 말했다."얼른 와서 앉지 않고 뭘 하는 거야."두 사람은 그제서야 다가와서 앉았다. 하지만 진시우의 방향으로는 머리도 감히 돌리지 못했다. 진시우는 그들에게 압도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소혜월이 공손하게 말했다."석 선생님, 이제 제 병을 봐주실 수 있나요?"석종당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며 대답했다."부인, 진 선생이 이 자리에 있는데 왜 저한테 병을 보이시려는 겁니까."소혜월은 약간 놀라면서 말했다."시우가 진짜 의술에 대해 알고 있다는 말인가요?"석종당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진 선생은 단언컨대 서울에서도 제일 대단한 의사입니다. 저도 그렇고 온양의 조중헌도 그렇고 비할 바가 못되지요."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아무리 하소은이라 해도 진시우가 의술에 대해 알고 있다고만 여겼지 그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서울에서도 제일이라니... 혹시 이모가 시우 씨를 칭찬하던 말이 다 진짜인 건가? 하지만 이렇게 젊은 나이게 어떻게...'구채하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시우를 빤히 쳐다봤다.소혜월은 약간 불안한 모습이었다. 석종당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진시우가 진짜 실력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내가 너무 함부로 대한 건 아닌가?'진시우가 말했다."할머니, 복잡하게 생각하실 것 없어요. 저를 그냥 평범한 청년으로 대해주세요."소혜월은 이제야 한숨 돌리며 미소를 지었다."고맙네, 시우야.""아니에요. 그럼 제가 침을 놓아드릴게요."소혜월은 머리를 끄덕이며
석종당이 황급히 대답했다."알겠어요. 그건 제 영광이죠!"처방전을 받아 든 석종당은 바로 밖으로 나갔다.지팡이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된 소혜월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나이가 많다고 해도 지팡이에 의지해야만 걸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구채하는 행복의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시우 씨, 고마워요!""어려운 일도 아닌데요, 뭐."진시우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그럼 이제는 할머니가 넘어지셨던 곳만 가보면 될 것 같네요.""네!""석종당이 약재를 갖고 오면 그 약을 달여 놓고 가보도록 해요.""그래요."이때 진시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전화를 건 사람은 운성이었다."운 팀장님?"운성은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어디 계세요? 비문태가 시우 씨를 찾지 못하겠다고 하길래..."진시우는 덤덤하게 말했다."차석리 126번지에 있어요."운성이 말했다."비문태가 육현의 일로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하더군요."진시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래요. 위치를 보내줄 테니까 이쪽으로 오라고 해요."통화를 끝낸 후 진시우는 자신의 위치를 보내줬다.구채하가 물었다."친구분이 오신대요?""네, 근데 한참 걸릴 것 같아요."얼마 지나지 않아 석종당이 약재를 들고 돌아왔다.진시우는 바로 약을 달이기 시작했고 구영걸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쪽으로 와서 약 좀 봐줘요. 3시간을 기준으로 한 번씩 그릇으로 물 절반 정도 넣으면 돼요."방금 전의 오만함을 잃은 구영걸은 연신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진시우와 함께 있는 것이 은근 스트레스였던 석종당은 함께 가지 않고 남아있기로 했다.그렇게 구채하는 진시우와 하소은을 데리고 황무지로 향했다.걸어서 한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 세 사람은 가는 내내 수다를 떨었다.구채하가 말했다."저희 집안은 이곳에 심은 차를 팔아서 사업을 하고 있어요."진시우는 웃으면서 말했다."어쩐지 시골 치고는 깨끗하다 했더니 아저씨가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함께 돈을
세 사람은 풀이 자라지 않는 황무지에 도착했다.황무지로 걸어간 진시우는 음신을 펼쳤다. 그러고는 금세 놀란 표정을 지었다.하소은이 물었다."시우 씨, 뭐 발견한 거라도 있어요? 우리도 알려줘요!"구채하도 궁금한 듯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이 땅에는 평범한 것을 심을 수 없어요.""평범한 것이라니요?""먹는 것은 기본이고 농작물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대부분을 심을 수 없어요."하소은은 진시우가 허풍을 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건 이미 알려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전문가와 다를 바가 없었다."그럼 뭘 심어야 하는데요?"구채하가 궁금한 듯 물었다."영약과 영초요."하소은과 구채하는 이해를 하지 못한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러자 진시우는 싱긋 웃으면서 설명을 했다."예를 들어 400년을 넘은 영지를 영약이라고 하기도 하죠."둘은 이제야 진시우의 말 뜻을 이해했다. 구채하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얼마 전에 누군가가 600억을 주고 500년 된 영지를 낙찰받았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어요."진시우가 머리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구채하가 이어서 물었다."이곳에 영약을 심을 수 있다는 게 정말이에요? 그럼 찻잎 장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잖아요."진시우는 웃으면서 말했다."영약을 심을 수 있는 장소와 지식이 있기만 하다면 확실히 평범한 사업보다 더 돈이 되죠. 하지만 영약을 심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첫째로 '중영지'가 필요해요, 바로 영기가 아주 강한 땅 말이에요. 이런 토지에는 보통 농작물을 심을 수 없어요. 작은 잡초라고 해도 자랄 수가 없죠. 영기가 너무 강해서 보통 농작물은 과도하게 영양을 섭취해서 죽게 돼요. 잡초도 마찬가지고요."구채하는 알듯 말듯 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진시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구채하가 물었다."그럼 이곳에 영약을 심을 건가요?"진시우가 답했다."그럼요. 이렇게 좋은 땅을 낭비할 수는 없죠.""이 땅은 저희 집 땅이
구채하와 하소은이 발끈했다, 이 가격은 누가 봐도 상식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진시우는 잠시 고민해 보는 듯하더니 흔쾌히 허락했다."오케이." 그 말을 들은 소찬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다시 덧붙였다."아직 말 다 안 했어요, 한 달에 200억이에요.""그건 완전 바가지 씌우는 거잖아요!"하소은이 버럭 화를 냈다."비싸다고 생각하면 빌리질 말든가."소찬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소찬!"그때 구소인이 불만스럽게 소리쳤다.하지만 소찬은 여전히 거만한 얼굴로 대답했다."삼촌, 소리치지 마세요. 하나도 안 무서우니까."그 말을 들은 구소인의 안색이 난감해졌다. 조카인 소찬에게 이런 대접을 받았으니 그럴 만도 했다."누가 당신한테 가르쳐 준 겁니까?"진시우가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소찬은 그런 진시우의 기세를 보고 놀랐지만 겉으로는 담담한 척 말했다."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여기 저희 집 땅이니 제가 뭐라고 하면 뭐인 거죠.""여기는 우리 집 땅이야!"구소인이 화가 나서 소리치더니 진시우를 보며 말했다."당신한테 2천만 원에 팔겠습니다!"구소인의 말을 들은 소찬의 안색이 변하더니 등 뒤에서 막대기 하나를 꺼내 구소인을 가리키며 말했다."삼촌, 그거 팔기만 해요."평생을 촌에서 지낸 사람들은 체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누구도 사람 입에 오르내리는 가십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어디 감히 한 번 때려 봐."구소인은 체면을 깎였다는 생각에 화가 나서 악을 썼다."내가 못 할 것 같아요?!"소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구소인에게 달려들려고 했다.하지만 그때, 폭스바겐 한 대가 멈추더니 비문태가 내렸다. 그 모습을 본 비문태가 얼른 소찬을 저지했다."멈춰!"그 목소리를 들은 소찬이 놀라서 비문태를 바라봤다. 그리고 바로 아첨하는 모습으로 그를 불렀다."비, 비 팀장님…"퍽!하지만 비문태는 대답 대신 소찬의 머리를 내려쳤다."소찬, 너 빵에 들어가고 싶어서 환장했어?""아닙니다, 비 팀장님…"
비문태는 머리가 아팠다. BZ 그룹이라고 하면 청양시에서도 손에 꼽히는 기업이었다.이는 이미 그의 능력 범위를 초과했다.구채하와 하소은도 놀랐다. 두 사람도 이 황지가 BZ 그룹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정말 진시우의 말대로 저 땅이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는 땅인 걸까?구소인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소찬이 20억을 받았다는 말을 듣자마자 불같이 화를 냈다."20억? 구소찬, 이 망할 놈이! 왜 그렇게 물고 늘어지나 했더니 다른 사람한테 돈을 받았던 거였어."마을의 사람들은 구채하 아버지의 덕을 받아 꽤 괜찮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는 했지만 20억은 여전히 그들에게 있어서 큰돈에 속했다.한편 소찬의 말을 들은 진시우는 고민에 빠졌다. 설마 도한성도 중영지를 알고 있는 걸까?하지만 도한성이 정말 이 땅의 가치를 알고 있다면 구소인을 찾아가 사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에게 돈을 주면서 까지 땅을 지키려고 하는 이유를 진시우는 알 수 없었다."아저씨, 이 땅을 저에게 주신다면 제가 아저씨께 20억을 드릴게요."그 말을 들은 구소인이 기뻐하며 구채하를 보더니 손을 저었다."그렇게 많이 줄 필요 없어요.""큰아버지, 그냥 받으세요."구채하가 구소인을 보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구소인이 그제야 알겠다고 했다. 20억이면 평생 농사를 짓지 않아도 살 수 있었다."진, 진 선생님, 혹시 호태우 형님을 알고 계시나요?"그때 소찬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당신 앞에서 그분한테 전화라도 해볼까요?"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소찬이 놀라서 고개를 저었다. 청양시에서 호태우의 위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 누구도 감히 함부로 호태우에게 덤벼들지 못했다."오늘 일은 일단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마세요, BZ 그룹 사람에게도 알리지 마세요. 만약 이 일이 다른 이에게 전해진다면 호태우 씨가 당신을 직접 찾아갈 겁니다.""절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호태우 형님한테 말하지
"진 선생님…"비문태가 긴장된 얼굴로 진시우를 불렀다."육현 그 사람 어떻게 된 겁니까? 비 팀장님, 사실대로 말씀해 주세요."진시우의 말을 들은 비문태가 한숨을 쉬더니 사실을 털어놓았다.HZ 그룹은 BZ 그룹의 자회사 중 하나였는데 육현에게 일이 생기자 그의 아버지인 육대현이 BZ 그룹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던 것이었다.비문태 상사의 이름은 정재일이었는데 그는 도한성의 전화를 받자마자 사람을 풀어줬다.그 말을 들은 진시우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하지만 이어지는 비문태의 말을 들은 진시우는 정재일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정재일은 깡이 센 사람이었기에 BZ 그룹이 힘이 세고 세력범위가 넓다는 사실을 알고도 겁을 내지 않았다.심지어 금방 자리에 앉았을 때에는 사람을 놓아주라던 전화를 받을 때마다 그 사람이 누구든 일단 거절을 했었다.아내와 아이들의 목숨이 걸려있다고 해도 그는 거침이 없었다.재벌 2세가 음주 운전에 뺑소니 사고를 저지른 적이 있는데 정재일은 CCTV를 돌려내 그이를 잡았었다.도한성이 정재일을 찾아와 사람을 놓아주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그때도 그 말을 듣지 않았다.이튿날, 정재일의 5살 아들은 다른 사람에게 맞아 다리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겪었다. 정재일은 그 사실을 알고 화가 났지만 아내의 눈물 서린 원망을 들으면서도 참아냈다.그 뒤, 정재일의 아내가 사람에게 잡혀가 하마터면 얼굴도 모르는 남자들에게 몹쓸 짓을 당할 뻔한 일을 겪고 나서야 정재일은 타협했다.그 뒤, 영웅이었던 정재일은 하루아침에 힘을 잃고 쓰러져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다.진시우는 감탄하다 의아하게 물었다."장무사의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는 안 하셨어요?""말씀을 전해드렸는데 정 팀장님께서 소용없다고 하셨어요, 장무사의 팀장들은 그 사람들을 어떻게 하지 못한다고 하면서."장무사가 소용이 없다니, 운성은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다.10팀의 사람들이 나선 적이 있지만 실패해서 정재일은 더 이상의 저항을 포기한 것일까?"진 선생님, 제가 운 팀장
"앞으로는 너무 무례한 모습을 보이지 마세요, 언젠가는 손해를 보게 될 겁니다."우연은 그 말을 듣고서야 한시름 놓았다. 그리고 술잔에 들어있던 술을 전부 비워냈다."진 선생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않겠습니다." 오해를 풀고 난 뒤, 사람들은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우연은 소혜월에게 유난히 잘해줬다. 소혜월도 그녀가 석종당을 불러온 것을 봐서 색안경을 끼고 그녀를 보지 않았다.구영걸은 감사한 마음을 담아 진시우를 바라봤다, 그는 자신을 대하는 우연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우연의 집안은 구영걸의 집안보다 훨씬 좋았기에 평소 그녀는 늘 고고한 자태로 구영걸을 대했다.밥을 먹은 뒤, 진시우는 홀로 중영지로 와 기를 수련했다.지금의 그는 선천선경의 수양에 처해있었다. 원래 기회를 찾아 육지 선인지경까지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음신을 집결한 덕분에 진시우는 더욱 큰 욕심이 생겼다. 그는 양신까지 집결한 뒤, 음양을 합일한 상태로 만들고 싶었다.대원신을 응집한 뒤, 육지 선인지경에 들어설 생각이었다."그런데 양원의 힘은 찾기 힘든데…"진시우는 그것이 조금 고민되었지만 시간이 많았기에 천천히 찾아볼 생각이었다.정말 안 된다면 음신으로 육지선인지경으로 들어설 생각이었다.한참 수련을 한 뒤, 진시우가 구 씨 저택으로 돌아왔다. 구채하는 마침 소혜월의 발을 씻겨줄 물을 준비하고 있었다."황무지에 갔었어요?"구채하가 물었다."네, 할머니, 몸은 좀 어떠세요? 전보다 좋아지신 것 같아요?""그럼, 당연하지. 시우야, 정말 의술이 대단한 것 같구나, 누구한테 배운 거야?""저희 사부님한테 배운 거예요.""기회가 된다면 시우 네 사부님도 여기로 모셔와, 너처럼 훌륭한 아이를 키워내신 분이니 분명 대단한 분이실거야."그 말을 들은 구채하가 화난 척을 했다."할머니, 또 시작이에요!""네가 급하지 않다고 나까지 손놓고 있을 수는 없지, 내 나이가 벌써 몇인데 일찍 손주 좀 안고 싶다는 것도 안돼?
곧이어 진시우는 비문태와 함께 소 씨 일가로 가 두 가지 영약을 가진 뒤, 정재일의 집으로 향했다.비문태의 전화를 받은 정재일은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그를 기다렸다."정 팀장님!"비문태가 집안으로 들어서며 그를 불렀다.진시우는 집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하얀색 반팔을 입은 중년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그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정재일은 많이 피곤한 듯 힘겹게 웃으며 두 사람을 맞이했다."어서 오세요, 집이 넓지는 않지만 편하게 앉으세요."세 사람이 자리를 잡은 뒤, 비문태는 서로를 소개했다."장무사의 특별 팀원이시라고요?"정재일이 놀랍다는 듯 진시우를 보며 물었다."특별 팀원이 될 수 있는 분이라면 뛰어난 실력을 지녔다는 말인데 문태한테 들으니 제 아이의 다리를 고쳐줄 수 있다고 하셨다고 하던데 정말인가요?""혹시 영약을 아세요?"진시우의 말을 들은 정재일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고는 있지만 그 물건을 살 돈이 어디 있겠어요.""제가 이미 가져왔어요."진시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곤 두 개의 단목 상자를 열었다."시우 씨, 저 이거 못 받아요."정재일은 그 모습을 보곤 놀라서 얼른 말했다.하지만 진시우는 단호했다."정 팀장님, 저 정 팀장님 존경해요, 그러니 거절하지 말아주세요.""하지만…"망설이는 정재일을 본 비문태가 끼어들었다."정 팀장님, 그냥 받으세요. 아이의 다리를 고쳐 줄 약이잖아요."정재일은 그제야 진시우를 바라보며 감사함을 담아 말했다."진 선생님, 제가 어떻게 보답해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정 팀장님은 구미시 허 씨 일가 부자의 행적을 찾아주시면 됩니다.""네, 알겠습니다." 그때, 정재일의 아내가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아이를 안고 걸어 나왔다.그녀는 차가운 얼굴을 한 채 거실에 앉은 사람을 보고도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손님 온 거 안 보여?"그 모습을 본 정재일이 소리쳤다.하지만 여자는 여전히 냉랭했다."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다들 영웅이 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