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우는 진기를 따라 편벽한 산골의 한 집 앞에 도착했다.마침 집안에서 머리가 새하얀 늙은이가 검은 옷을 입은 채 갑자기 피를 토하며 걸어 나왔다.“음영살귀진이 타파당했어!”늙은이가 입가의 피를 닦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강진웅이 어디에서 진법 고수를 찾아왔는지 내 귀살 진법을 타파했어. 일반 레벨이 아닌데. 진법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양기를 가지고 있는 기경 수사라면 다르지.”늙은이가 잠시 고민하더니 씩 웃었다.“타파당했으면 어쩔 수 없지, 진기를 남겨뒀으니 진법을 타파한 이의 기운을 데리고 여기로 돌아올 거야. 그 기운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추신부를 따라가 그 사람을 찾아서 죽이면 그만이야.”늙은이가 중얼거리던 그때, 진기가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본 늙은이가 얼른 진기를 손바닥에 거머쥐었다.“뇌계 진기? 진법을 하는 뇌법진인이 귀살진을 타파한 건가 보군, 겁도 없이 내 일을 망치다니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그때 밖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래? 나를 어떻게 할 생각이지?”그 목소리를 들은 늙은이가 놀란 눈으로 문을 바라봤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나무로 된 문이 갈라지더니 그를 덮쳤다.늙은이는 얼른 검은 연기를 뿜어냈다. 연기는 강대한 부식력을 지니고 있어 순식간에 나무 문을 녹여버렸다.“입김이 독하시네, 나무도 견디지 못하는 걸 보니.”진시우가 집안으로 들어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 누구야? 네가 내 진법을 타파한 거야?”늙은이가 사나운 얼굴로 물었다.그 말을 들은 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내가 했어. 누가 그따위 진법을 만들라고 했어? 당신의 그 진법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게 했는지 알아?”“나는 수도진인이야, 그딴 사람들 좀 죽었다고 아쉬워할 필요가 있을까?”늙은이가 하찮다는 듯 웃었다.“진인 손에 죽을 수 있어서 복받았다고 생각해야지.”그 말을 들은 진시우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당신 같은 사람도 이토록 높은 수위를
“내 생각이 짧았군, 선천이나 대종사 계열에 들어섰으니 적수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진시우가 늙은이를 보며 감탄했다.“응? 뭐라고? 네가 대종사라고?”진시우의 말을 들은 늙은이가 되물었다.하지만 진시우는 대답 없이 손바닥을 펼쳤고 멀지 않은 곳에 있던 검 하나가 그의 기운에 이끌려가 진시우의 손안으로 날아들어갔다.이는 바로 어젯밤 엽수길에게서 가져온 검이었는데 진시우는 계속 옆에 두고 있었다.그 검을 본 늙은이의 안색이 놀라움으로 물들었다. 큰일이 났음을 직감한 그가 도망가려 했다.하지만 진시우가 그를 놓아줄 리가 없었다.순식간에 늙은이의 앞에 나타난 진시우는 어젯밤 연마를 마친 대종사급 검세를 폭발시켰다.날카로운 도강이 스쳐지나갔고 늙은이의 두 팔이 토막났다.늙은이의 몸 전체의 3분의 1이 끊어져 바닥으로 쓰러졌다.“누가 너한테 강진웅을 해치라고 시킨 거야?”진시우가 늙은이에게 다가가 물었다.늙은이는 검은 독혈을 토했고 동공도 점점 초점을 잃었다.“단…”그리고 한 글자를 내뱉자마자 숨이 끊어졌다.또 그 단 씨 어르신인가.진시우는 답답해졌다. 어젯밤 대종사급의 검세를 연마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아니면 조금만 컨트롤해서 늙은이를 더 살 수 있게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늙은이의 몸을 살펴보던 진시우는 인뢰목과 부적 한 뭉텅이를 전부 가져갔다.“얼마나 많은 도문 사람들을 죽여야 이 많은 부적을 모을 수 있는 거지…”진시우는 이 늙은이가 많은 이를 죽인 나쁜 인간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그랬기에 운성에게 연락을 해 이 늙은이를 처리하라고 했다.그리고 혹시나 일어날 상황을 대비하기 위하여 6팀의 사람들이 도착하고 나서야 떠날 준비를 했다.하지만 태목빈이 올 줄은 진시우도 생각하지 못했다. “공로는 6팀이 가져가세요.”진시우가 태목빈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태목빈이 가까이 다가가보더니 놀라서 말했다.“천독노인?”눈앞의 늙은이를 잡은 것은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공로였다. 본부에
진시우는 강진웅이 무엇을 하려는지도 모른 채 그를 따라 집으로 갔다. 하지만 진시우에게 방 하나를 내어준 그는 곧바로 다른 일을 처리하러 갔다.진시우는 할 일이 없었기에 방에서 천독노인의 물건을 살펴봤다.선천진인인 그는 독기를 품고 있었던 덕분에 일반인은 그의 진정한 실력을 알 수 없어 순식간에 죽임을 당하기 일쑤였다.그의 손에 죽은 이들은 모두 종사보다 높은 계급의 고수들이었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천독노인은 많은 좋은 물건들을 모을 수 있었다.도문의 부적 외에도 진시우는 열쇠 하나를 손에 넣었다. 열쇠는 금고 열쇠 같았는데 천독노인이 좋은 물건들을 전부 그곳에 둔 것이 분명했다.부적들도 모두 쓰임새가 상당한 것이었기에 진시우는 마음에 들었다.도문의 술법과 경문은 무척 많았기에 진시우도 모두 장악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 부적들 중에는 진시우가 장악하지 못한 것이 몇 개밖에 되지 않았다.예를 들면 석뢰부는 뢰전법술을 부적으로 방출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강대한 수단이었는데 등급만 높다면 대종사를 죽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천독노인이 도문 제자들을 죽일 때에도 목표성을 지니고 있었다. 부적에는 주로 지양진기를 억제하고 공격을 퍼부어 사람을 죽이는 수단이 허다했다.예를 들면 탄화부, 화뢰부, 멸광부 같은 것들이었다.“응?”그때, 다른 모양새를 가진 부적 하나가 진시우의 눈에 띄었다. 위에는 복잡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전술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 문양이라면 음원부?”진시우가 흥분한 얼굴로 부적을 만져봤다.“역시 음원부였어, 천독노인이 음신을 집결하려고 했었던 거네.”기를 연마하는 선천지경의 제3단계가 바로 신념이었다.신념에도 세 개의 단계가 있었다. 첫 단계는 신념의 초성이었는데 사람마다 수련이 달라 신념을 발휘할 수 있는 범위가 달랐다.대부분 이들은 이 단계밖에 갈 수 없었다. 신념이 초성을 이룬 뒤, 기회를 찾아 더욱 높은 경지에 들어서야 했는데 그것이 바로 육지 선인지경이었다.두 번째 단계는 음신과 양신을 집결시키는 것이었
음신 진시우는 마치 영혼과도 같아 다른 사람을 놀래기에 충분했다.음신이 다시 체내로 돌아간 뒤, 진시우가 천화진기를 동원해 방안을 차지하고 있던 서리를 없애버렸다.진시우가 시간을 보니 이제 오후 5시였다. 한여름인 8월의 5시는 이른 시각이었다.그때 방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유소하가 말했다.“시우야, 잠깐 나와볼래?”“네.”진시우는 대답을 하곤 서리가 다 사라지고 나서야 방을 나섰다.유소하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그곳에는 스무 살 정도로 보이는 예쁘장한 여자가 서있었다. 그녀는 하얀색 티셔츠에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시우야, 이리 와.”유소하가 진시우에게 손짓하며 말했다.진시우가 가까이 다가가자 유소하가 여자를 소개했다.“이 아이는 내 조카 하소은이야.”“안녕하세요.”진시우가 여자를 보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시우야, 소은이 구미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제 곧 2학년이거든, 너랑 말이 통할 것 같아서 말친구라도 하라고 불렀어.”하지만 그 말을 들은 진시우는 유소하가 하소은을 자기에게 소개해 주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이모, 이모가 말했던 큰일이라는 게 바로 이거예요?”하소은이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그녀는 진시우에게 잘해주는 유소하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친구와 나가놀려던 하소은은 유소하의 전화를 받고 이곳으로 온 것이었다. 중요한 일이니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그런데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자신에게 소개해 주며 말동무를 하라고 하다니.하소은은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녀도 나름 재벌 집 아가씨였기에 진시우의 말동무나 해 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시우한테 잘 해줘, 이모 생명의 은인이셔.”유소하가 웃으며 대답했다.“이 사람이?”하소은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유소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하소은은 여전히 불만이었다. 그리고 얄궂은 표정으로 이상한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그럼 의술이 대단하다는 거네요.”“그럼, 우리 시우 의술을 따라올 자는 없지.”
하소은이 팔짱을 낀 채 진시우를 바라봤다.그녀는 진시우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 실력을 지녔는지 볼 생각이었다. 진시우가 실력이 없는 사람이어서 우스운 꼴을 당한다면 더 좋았다.그녀는 사기꾼들이 자신을 명의라고 칭하고 다니면서 다른 이를 치료해 준다는 소문을 많이 들어봤기에 처음 만난 진시우를 믿지 않았다.게다가 사기꾼들은 돈 많은 사람들만 골라 수작질을 부리기 좋아했다.“요즘 식욕이 조금 별로죠? 잠도 잘 못 자고. 악몽에서 깨어나는 일이 부지기수죠.”담담하게 내뱉어진 진시우의 말을 들은 하소은의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 진시우가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를 생각했다. 설마 그가 정말 보아낸 것일까?“헛소리!”하지만 하소은은 지고 싶지 않았기에 일부러 부정했다.“저 하루에 얼마나 많이 먹는데요, 그리고 잠도 잘 자요. 꿈같은 거 꾸지도 않아요, 이런 사기꾼 같으니라고.”진시우도 부정하는 그녀를 보며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졌다.“그럼 제가 잘못 봤나 보네요.”진시우의 태도에 하소은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진시우가 자신에게 따지고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두 사람을 지켜보던 유소하가 입을 뗐다.“소은아, 고집부리지 말고 얼른 말해. 시우 정말 의사니까 불편한 곳 있으면 편안하게 말해.”“이모, 저 정말 아픈 데 없어요.”하소은이 여전히 고집스럽게 말했다.“그래, 그럼.”유소하도 더 이상 하소은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시우야, 혹시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오늘 내가 직접 저녁 만들어줄게.”그 말을 들은 하소은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이모, 제가 그렇게 부탁할 때는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이제 저 사랑하지 않으시는거예요?”하소은은 유소하가 자신의 이모가 아니라 진시우의 이모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네 몫도 있어.”“다르잖아요!”하소은의 모습을 본 유소하가 고개를 젓더니 진시우를 데리고 주방으로 들어갔다.“먹고 싶은 과일 있으면 가져가서 먹어, 앞으로 여기를 네 집이라고 생각해.”“네.”진시우
접시에 코를 박고 킁킁거린 하소은은 바로 젓가락을 손에 쥐고 반찬을 집었다.유소하가 국을 식탁 위에 놓고 웃으며 말했다.“많이 차렸으니까 많이 먹어.”“진짜 많이 먹을 거예요!”하소은은 자신이 한 말과 달리 아주 조금만 먹고 배가 부르다고 했다. 유소하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왜 더 먹지 않아? 이모 요리 솜씨가 많이 못 해져서 맛이 없지?”“아니에요!”하소은이 해명을 하며 말했다.“사실 배가 고프지 않았어요!”유소하의 미간이 더욱 깊게 찌푸러졌다.“시우 말이 맞아. 너 너무 먹지 못하는 것 같아.”“아니에요!”하소은은 완강하게 부정하며 말했다.그때, 진시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유소하에게 부탁한 탕약을 그릇에 담아 하소은에게 건넸다.“이건 뭐예요?”진시우가 말했다.“식욕을 돋우는 약이에요. 이대로 있으면 진짜 쓰러질 수도 있어요.”진시우의 말을 들은 하소은은 조금 망설이다 결국 마셨다.몇 분 후, 하소은의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하소은은 빨개진 얼굴을 감싸고 계속 밥을 먹었다.강진웅과 유소하는 서로 마주 보며 싱긋 웃었다.밥을 먹고 난 후 하소은이 말했다.“이모, 제가 진시우 씨를 보필하는 것이 아니라 진시우 씨가 저를 보필해야 되지 않겠어요? 이따가 놀러 갈 거니까 저와 함께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하소은은 마침 유소하의 마음을 대신해 말해주었다. 유소하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시우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해.”하소은은 진시우가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같이 갈 거죠?”진시우가 그녀의 제안을 거절하는 말을 하기도 전에 하소은이 먼저 선수 쳤다.“좋아요, 함께 가는 거예요!”“....”진시우는 내키지 않았지만 꼬마 여자아이가 하자는 대로 하게 내버려 두었다.소파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하소은은 잠시 후 진시우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유소하와 강진웅은 현관에서 두 사람을 태운 차가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강진웅이 물었다.“여보, 소은이와 시우를 이어주려고?”유소하가 고개를
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큰 병이 있으면 대담하게 말해야 돼요.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는 없어요.”“당신....”하소은이 얼굴이 빨개져 소리를 질렀다.“진시우 씨, 말이 지나치시네요!”진시우는 그런 그녀가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 그저 무례한 재벌 집 아가씨들의 성격을 고쳐놓을 방법을 연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번호를 알려주면 제가 문자로 처방을 알려드릴게요. 약국에서 사서 드시면 돼요.”하소은은 콧방귀를 뀌었다.“제 번호를 원하면 빙빙 돌려서 말하지 말고 바로 말하지 그랬어요.”진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자뻑이 너무 심하시네요. 당신보다 예쁘고 능력 좋은 여사친이 저에게도 아주 많아요.”하소은은 그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웃기시네. 저 구미대학 여신이에요. 저보다 예쁘게 생긴 여자는 찾기 힘들걸요!”“구라도 정도껏 치세요!”말은 그렇게 해도 하소은은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진시우에게 알려주었다. 진시우는 바로 그녀에게 약 처방을 보내주었다.차는 술집 부근에 있는 주차장에 멈췄다.“가요. 제가 술 살게요.”하소은은 진시우에게 술을 가득 먹이고 취하게 만든 다음 그에게 흑역사를 만들어줄 사진을 찍을 예정이었다.“네가 언제까지 잘난척하는지 볼 거야! 망신당하고도 그럴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하소은은 진시우를 가지각색의 머리 염색을 한 사람들이 있는 자리로 데려왔다.“어머, 소은이는 어디서 이렇게 잘생긴 오빠를 데려왔어?”불량소녀 같은 여자아이가 먼저 말을 건넸다.하소은은 큰소리로 진시우를 소개했다.“여긴 내 친구 진시우. 절대 취하지 않는 몸으로 우리와 대결하고 싶대!”말을 마친 그녀가 진시우를 비웃으며 쳐다보았다. 네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어! 흥!빡빡이 청년이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구라가 심하네. 지난번에 우리 앞에서 이렇게 나댄 사람도 지금 병원에 누워있어!”옆에 있던 키 큰 청년이 말했다.“형씨, 이따가 토하면 토한 만큼 더 먹어야 돼.”진시우가 하소은을 힐끔 쳐다본 후 싱긋 웃으며 말했다.
원해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항복! 내가 졌어!”진시우가 웃으며 키가 큰 남자를 쳐다봤다.“해가 이미 졌네. 거기 친구, 자네 차례야. 이름이 뭐야?”키가 큰 남자는 진시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생각했다. 주량이 이렇게 대단하다고? 진짜 사람 맞아?“기노을.”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술을 건넸다.기노을은 하는 수 없이 진시우와 대결을 펼쳤다.두 사람이 100병 가까이 먹었으니 한 사람이 50병을 먹은 셈이다.“웩!”기노을도 구역질을 했다. 진시우는 그저 얼굴색만 조금 빨개졌을 뿐이었다.“항복... 웩!”기노을은 진시우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대단하네!”진시우는 술을 원샷 하며 3명의 여자들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누가 도전할래?”“뭐?”깜짝 놀란 윤세경이 말했다.“난 싫어! 항복! 구채하 네가 마셔!”밑빠진 술독이잖아. 혼자서 원해와 노을을 쓰러뜨렸어. 무서운 사람이야.구채하가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싫어. 나도 항복. 소은아 네가 마셔.”그녀는 이미 진시우의 주량에 깜짝 놀랐다. 진시우가 조금 술에 취한 모습을 보이자 그녀가 그의 앞에 앉았다.진시우는 여전히 정신은 멀쩡해 보였다.하소은은 놀랍기도 하였고 화도 났다. 그녀가 말했다.“싫어! 나도 안 마실래! 나 주량이 얼마 되지 않는 걸 너희들도 알잖아!”그녀가 진시우를 보며 애원했다.“마시지 않을 거죠?”진시우가 그런 그녀에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저도 조금 취기가 오르네요.”“안돼, 나 또 토할 것 같아..”원해가 비틀 거리며 화장실로 달려갔다.그제야 조금 정신을 차린 기노을도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원해를 챙겨야겠어.”구채하와 윤세경도 얼른 눈치를 살피며 자리를 피했다.하소은은 울적한 목소리로 말했다.“술을 너무 잘 마시는 거 아니에요?”진시우가 마음속으로 몰래 웃으며 말했다.“그저 그래요.”얼마 지나지 않아 하소은의 친구들이 모두 자리에 온 것을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