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어요.]나침어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진시우를 향해 미안한 듯한 시선을 보냈다. “약재 쪽에 문제가 좀 생겼나 봐요, 가봐야겠어요.”진시우가 물었다. “제가 같이 가서 봐 드릴까요?”나침어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진시우 씨가 나와 같이 가면, 백씨 가문의 어르신…….”진시우는 잠시 고민하더니 물었다. “모든 약재에 문제가 생긴 건가요?”“아니에요, 일부 약재가 운송하는 과정에 가로막혔어요.” 나침어의 기분도 상당히 우울했다. ‘이런 약재 수집과 운송 같은 사소한 일에도 문제가 생기다니, 가문의 영향력이 이렇게 약해진 건가?’주우성과 마찰을 빚고, 진산 장군이 자신에게 손을 대려고 했고, 이제는 약재까지 말썽을 피웠다. 이 모든 일들이 나침어의 기분을 상당히 불쾌하게 만들었다.진시우는 몇 가지 약재 이름을 말하며 물었다. “이 약재들은 시간 내에 전달될 수 있나요?”“확인해 볼 게요…….” 잠시 후, 나침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우 씨가 말한 약재들은 문제가 없어요, 세 시간 안에 여기 도착할 거예요.”진시우는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괜찮네요, 이 약재들만 제시간에 온다면 창홍 어르신을 치료해서 회복하게 만들 수 있어요. 치료를 마친 후에 같이 가봅시다. 나씨 가문의 약재를 가로막은 사람들, 아마 만만한 놈들은 아닐 겁니다.”나침어는 이미 분노에 차 있었다. “지금 조사하고 있어요, 곧 소식이 올 거예요.”진시우는 무심코 말했다. “일단 식사부터 해요, 배부르게 먹어야 화낼 힘도 생기죠.”“…….”나침어는 진시우가 전혀 조급해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진시우……, 정말 그렇게 많은 약재가 필요하지 않은 걸까?’저녁 식사를 마친 후, 진시우는 나침어에게 먼저 방으로 돌아가 쉬라고 했고 약재가 도착하면 알려달라고 했다.진시우가 자리에 앉자마자 벨이 울렸다. 그는 정신을 집중해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투시해서 보았다. 이윽고 정신이 차린 후, 진시우는 이상한 표정을 지
“제가 살아서 장무사로 돌아가 그들의 계획과 잔인함을 폭로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겁니다.”진시우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하우혁이 과장된 말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하우혁이 정말로 장무사로 돌아간다 해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부팀장일 뿐이다. 상천용이야말로 진짜 주인공이다.상천용의 세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한, 하우혁이 아무리 노력해도 높은 자리에 있는 장무사 팀장을 무너뜨릴 수 없다.“도와줄 수는 있어요. 하지만 저에게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해 주셔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하우혁 씨를 도와주면 저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말이죠.”진시우는 이런 말들은 먼저 해두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안 되니까.하우혁을 살려주는 것만으로도 진시우가 자비를 베푼 거였다. 친척도 아닌 사람을 위해 동해 장무사와 대립하는 것은 그다지 이득이 되지 않는 행동이니까.하우혁은 잠시 멍해졌다가 중얼거렸다. “상천용은 진시우 씨도 죽이려고 합니다. 그런데도 복수하고 싶지 않습니까?”진시우는 비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를 죽이다니? 제 현재 실력을 상천용이 감당이나 할 수 있겠어요?”하우혁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리조트를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진시우가 이미 백씨 가문의 위기를 해결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주우성과 김익 두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상천용이 두렵지 않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하우혁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는 마치 집을 잃은 개처럼, 더 이상 머물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시우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진시우는 무력하게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머리는 그다지 좋은 것 같지 않군요. 그러면 제가 요구사항을 제시하겠습니다. 만약 하우혁 씨가 이를 이행할 수 있다면, 도와드리죠.”하우혁은 숨을 멈추고 불안하게 말했다. “말씀하세요! 제 목숨이라도 필요하시다면 주저하지 않고 드리겠습니다.” 하우혁의 목숨은 진시우가 구해준 것이었으므로, 그는 자신의 목숨을 진시
나침어는 약재가 도착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그녀는 약재를 가로채는 자들이 뭔가 수상하다고 느꼈다. 나침어의 부하들은 반드시 가문의 명예를 걸고 움직일 테고, 동해 지역의 주요 인물도 약재를 가로채는 일은 감히 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을 감행할 수 있는 자는 있지만, 그러기 위해선 매우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나침어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나침어의 할아버지 나문후의 전화였다.[할아버지…….]나문후는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방금 소식을 들었는데, 어쩌다가 서씨 가문과 충돌한 거야?”[전혀 그런 일이 없는데요…….]나침어는 대답하자마자 낯빛이 확 변하고는, 화를 내며 말했다. [할아버지, 혹시 서씨 가문 사람들이 제 약재를 가로챈 건가요?!][서승지가 한 짓이야. 방금 서씨 가문 사람들과 통화를 했는데, 매우 무례하게 굴더군.]서씨 가문의 실력은 나문후 가문보다 쿄토에서 더 강력할 정도였다. 그렇기에 나문후도 사소한 문제로 서씨 가문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을 꺼렸다.나침어가 화가 난 채로 말했다. [그건 진시우가 필요로 하는 약재인데, 백씨 가문의 백창홍 가주님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거였어요…….]진시우가 필요로 하는 영약은 그다지 비싸지 않았기에 나침어는 나문후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서 처리할 수 있었다.나문후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서 서승지가 개입한 거구나……. 백창홍을 위해서였군. 그래도 넌 동해의 일에 개입해서는 안 됐어. 네가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나씨 가문은 입지를 잃을 수도 있고 동해의 주요 세력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지도 생각해 봐야 해.그들이 분노하면, 쿄토의 여러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 결과는 여러 방면에서 나타날 거야. 만에 하나라도 쿄토의 다른 대가문들을 자극한다면……. 우리 나씨 가문이 현재보다 열 배 더 강하다 해도 연합해서 공격한다면 버틸 수 없을 거야.”나침어는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나문후는 그 말을 듣지 못한 척하고 말을 이어갔다. “너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마. 동해의 백씨 집안과 관련 없는 한, 진시우를 도울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네 앞에 누가 있든, 진시우를 지지해 줘.”나침어는 나문후의 말에 놀라며 물었다. [할아버지, 정말이에요?]“그래, 정말이야.”나문후의 말은 금과 같았다. 나문후의 동의까지 받으니 나침어의 마음이 가벼워졌다. 드디어 진시우 앞에서 나씨 가문의 면모를 되찾을 기회가 생긴 것 같았다.[감사합니다, 할아버지!]나침어는 기분이 좋았지만 나문후는 무력하게 고개를 저었다. ‘침어가……,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을 겪은 거야, 조금만 권력을 부여해 줘도 이렇게 좋아하다니…….’[진시우 씨를 찾아가야겠어요, 할아버지, 전화 끊을게요!] 나침어는 나문후와의 통화를 끝내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진시우의 방으로 향했다.“그래요……, 괜찮습니다. 일단 창홍 어르신이 병세가 더 악화하지 않게 제가 잡고 있을게요.”진시우도 같이 갈 필요가 없어져서 조금은 후련해했다.“그럼 혼자 가시는 거죠? 혼자서 괜찮겠어요?”진시우가 물었다.“물론이죠, 제 할아버지가 이미 만강 자본을 대적할 사람을 보내셨어요.”나침어가 담담하게 말했다.“확실한 배경이 있으니, 참 좋겠어요……. 저처럼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네요.”진시우는 조금 부러운 듯 말했다.나침어는 눈썹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 “저를 비웃는 건가요?”“아뇨, 그런 의도는 없었어요.” 진시우는 급히 화제를 바꾸었고, 나침어는 더 이상 대화하지 않고 방으로 돌아갔다.몇 시간 후, 필요한 약재들이 모두 도착했고, 진시우는 곧바로 백창홍의 치료를 시작했다. 백창홍의 상처는 주로 무자의 기혈 문제였으며, 기혈을 보충하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진시우가 가진 약재들은 조합하여 기혈의 힘이 강한 약을 만들었다. 몇 시간의 추출 끝에, 약간 끈적거리는 붉은색 약이 완성되었다.진시우는 약을 백창홍에게 먹이고,
운강시, 장무사.김익과 금도사 등은 이미 돌아왔다.그들이 운강에서 할 첫 번째 일은 상천용을 찾아가는 것이었다.둘은 상천용의 힘을 빌려 진시우를 대적하고자 했다. 강운산에서 있었던 일로 그들은 진시우를 몹시 싫어하게 되었으며, 진시우를 제거하지 못한다면 동해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을 만큼 증오하게 되었다.“천용 대장님, 성공했습니까?”김익은 가슴속 분노를 억누르며 급하게 물었다.상천용은 진시우가 김익을 이렇게 화나게 했다는 것에 놀란 동시에 진시우의 실력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네, 제 계획은 성공했습니다. 이제, 체포영장에 서명하고 도장을 찍기만 하면, 주강현이 팀을 이끌고 진시우를 체포할 수 있습니다.”이러한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놓으면, 상천용이 진시우를 공격할 때, 일부 비정상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다.김익은 분노를 표하며 말했다. “그럼 빨리 움직여요. 진시우가 제 눈앞에서 처참하게 죽는 게 너무 보고 싶네요!”“알겠습니다. 이 일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습니다만, 진시우의 현재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려 주시겠습니까?”김익은 분명히 큰 상처를 입었지만, 금도사와 뇌정사와 같은 초고수가 있음에도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금도사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진기 선천 신경, 무도 대종사, 횡련대고수, 이것이 진시우의 현재 실력이죠.”“삼수!”이 말을 들은 상천용의 얼굴에 경련이 일어났고, 그는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삼수자란, 온 세상을 통틀어도 손에 꼽을 정도다. 이런 길을 걷는 자들은 모두 천재이다. 그렇기에 진시우는 실패자가 아니다. 세 가지 길을 동시에 걷고 있었던 것뿐이다.상천용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진기의 강도는 잘 모르겠네요. 진시우가 진기 공법을 사용하는 걸 본 적은 없으니까요.”금도사는 자신의 정보를 모두 상천용에게 전달했다. 진시우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면 숨겨서는 안 될 것이다. 정보를 숨긴다면 둘 다에게 좋지 않을 거니까.“무도 경력은 대종사 수준이지만,
주강현이 공손한 태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상천용이 말했다.“진시우가 우리 장무사의 부팀장 하우혁을 살해한 혐의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진시우를 체포하여 장무사로 데려오세요. 이의 있으십니까?”주강현은 존경심을 담아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동료를 살해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큰 죄입니다. 그러니 제가 반대할 이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진시우를 잡아 장무사로 데려올 것입니다.”상천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임무 부서로 가서 체포영장을 받아오고, 준비해 둔 것들을 가지고 가세요.”“네!” 주강현이 명령을 받고 떠났다.김익은 상천용을 쳐다보며 혼잣말했다. “무자들은 정직하다더니, 다 거짓말이었네요. 상천용처럼 교활하고 비열한 사람도 있으니까.”사실상 상천용이 주강현을 시켜 하우혁을 죽이고 진시우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었다. 그러나 상천용은 전혀 그런 적이 없는 것처럼 역겨운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금도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김익은 상천용에게 아첨했다. “천용 대장님의 정의를 위해 사망한 하우혁 부팀장을 대신하여 복수하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네요. 저는 그런 대장님을 깊이 존경합니다. 강현 부대장님의 이번 임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그리고 잔인하고 악랄한 범죄자를 하루빨리 잡아들이길 기대합니다.”그러자 상천용이 담담하게 말했다. “주강현의 이번 임무는 분명 성공할 겁니다.” 진시우를 잡기 위한 수많은 보물을 준비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상천용은 장무사 대장으로서의 자리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백창홍을 위한 진시우의 지도는 밤새 이어졌고, 동틀 녘에 이르러 처음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백창홍의 기혈 응결이 완료된 것이다.백창홍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고, 60세쯤의 모습으로 눈에 띄게 젋어졌다. 하얗던 머리카락도 회백색으로 변했고, 살갗도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아직 완전히 무자의 내경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종사의 함쯤은 있었다. 마지막 40%의 기혈은 심장에 모아져 서
진이용의 급한 모습에 다들 무슨 큰일이 난 줄 알았다. 그러나 장무사의 부팀장이 진시우를 잡으러 왔다는 것이 전부였다.임아름조차도 이제는 장무사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장무사의 부팀장이 진시우를 건드리기를 꺼리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진시우는 진이용이 너무 급하게 행동한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왜 그렇게 급하게 행동해요?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장무사가 함부로 사람을 잡겠습니까?”임아름이 물었다. “오고 있는 사람이 하우혁 부팀장인가요?”진이용은 급하게 대답했다. “그랬다면 이렇게 급하게 오지 않았을 거예요! 지금 오고 사람은 다른 부팀장인 주강현이에요!”‘주강현?’임아름은 주강현을 알지 못했지만, 또 다른 부팀장이 진시우를 직접 찾아왔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었다.그러나 진시우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주강현……, 상천용의 심복이지?” 백행태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주강현은 상천용이 직접 발탁한 사람이야. 상천용 말고는 다른 사람의 명령은 잘 듣지 않지. 시우야, 너 언제 장무사를 건드렸어?”진시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무기력하게 대답했다.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아마도 상천용의 손자를 제가 때렸기 때문에, 상천용이 저에게 복수하려는 거겠죠?”백행태가 놀라며 외쳤다. “뭐라고? 상천용의 손자를 때렸다고?!”진시우는 여유롭게 말했다. “그게 뭐 어때요, 손자를 죽인 것도 아니고. 상천용이 어떤 핑계로 저를 체포하려 하는지 알아봐야겠어요. 소식이 잘못 새 나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되잖아요.”진시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강현이 방형석과 팀원들을 이끌고 문 앞에 나타났다.진이용은 상대방이 체포영장을 들고 있어 막을 수가 없었다. 체포영장에 도장이 찍혀 있었기 때문에 막으면 진이용도 같이 붙잡힐 수 있었다.이때, 주강현이 냉정한 얼굴로 체포영장을 꺼내 진시우에게 보여주며 단호하게 말했다. “진시우 씨, 당신을 장무사 부팀장 하우혁을 살해한 혐의
주강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창홍 어르신의 손녀분이시라면 저도 함부로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잘 단속해 주세요.”백창홍이 덧붙여 말했다. “그건 안 됩니다. 진시우는 제 손녀의 남편이고, 우리는 당신이 아무 근거 없이 진시우에게 책임을 묻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습니다.”주강현은 잠시 침묵했다. 그의 눈동자 속에서 분노가 일었다. “오늘 누가 저를 막든, 제게는 현장에서 체포할 권한이 있습니다. 그러면 한번 시도해 보세요. 후과를 감당할 수 있다면 말이죠.”백창홍의 얼굴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는 힘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어도 기운은 여전히 무시무시했다.“할아버지.”검이 날을 세우고 있는 순간, 진시우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백창홍도 어쩔 수 없이 그를 쳐다보았다.“저랑 같이 가시죠.”진시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다.하지만 백창홍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다. 그러고는 의아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장무사다. 끌려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장무사!’진시우는 백창홍에게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냈다. 이윽고 백창홍은 마음이 동요해 차갑게 말했다.“됐어요, 어쨌든 진시우는 하우혁을 죽이지 않았어요!”“그저 조사에 협조하는 거니까 보내는 드리죠. 저도 그렇게 막무가내인 사람은 아니니까요. 하지만…….”백창홍의 경고하는 눈빛으로 주강현을 바라보았다.주강현은 속으로 비웃었다. ‘백씨 가문은 이미 백창홍의 손아귀를 벗어났다. 그런데도 괜히 위세를 부리다니.’백창홍이 아닌 백창연이라면 주강현은 좀 더 조심했을 것이다.“창홍 어르신의 고충을 이해합니다.”말을 마친 주강현은 진시우를 향해 물었다. “저항할 건가요, 아니면 순순히 따를 건가요?”주강현은 진시우가 저항하기를 바랐다. 그렇게 되면 그 보물들을 사용하여 진시우를 상대할 수 있으니까.그러나 진시우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전 결백합니다. 그러니 저항할 필요도 없겠죠. 조사만 마치면 그만이니까요, 또한 이런 중요한 시기에 문제를 일으켜봤자 좋을 게 없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